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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식물로 불리는 용설난(龍舌蘭)은 100년에 한 번, 우담바라는 3000년에 한 번 핀다는 말이 있다. 우담바라야 불교의 여래(如來)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타날 때만 핀다는 상상의 꽃이므로 그렇다손 치더라도 용설란은 발아 후 최소 10년은 지나야 겨우 꽃이 핀다. 용설란이나 우담바라에 꽃이 핀다는 것은 그만큼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현상이 종종 일어난다. 중국에서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대지진이나 홍수가 발생하는가 하면 유럽과 미국에선 10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도 한다. 예전에는 이런 이상 현상이 메시아나 여래가 나타날 징조로 보았지만 과학기술이 발달한 지금은 인간의 환경 파괴에 대한 자연의 경고라는 게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
특히 기후문제가 예사롭지 않다. 초대 국립기상과학원장을 지낸 대기과학자 조천호 박사는 자연이 1000년에 1도 변화시킨 지구평균온도를 사람이 100년 만에 1도나 상승시킨 현상을 지구 생존의 위기라고 지적하며 ‘이런 미친 세상을 빨리 끝내자’고 외친다.
조 박사는 지구평균기온을 사람의 체온과 비교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체온이 1도 올라가면 감기 기운을 감지하고 2도 올라가면 약을 먹고 쉬어야 하고 3도 올라가면 병원으로 달려가야 되듯이 지구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현재는 갓 1도 올라간 상황이지만 조만간 2도, 3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유엔이 파리기후협약을 체결할 때의 목표가 ‘지구평균기온 상승을 2도 이내에서 막자’였다는 것. 하지만 세계 각국의 꾸준한 화석연료 사용 등 비협조로 평균기온 상승은 지속되고 있다. 만일 3도까지 올라가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체온이 39도까지 올라갔을 때를 생각하면 된다는 게 조 박사의 설명이다. 39도 이상 고열이 지속되면 사람은 죽음의 문턱에 가듯이 지구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방법은 없을까. 지구평균기온을 높이는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길밖에 없다. 1회용 젓가락·1회용 컵 안 쓰기부터 오토바이·승용차 대신 자전거나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을 실천하는 일이다. 인간을 포함해 지구 위의 생명체가 대멸종하는데 필요한 온도는 섭씨 1도 차이다. 1도를 지켜 지구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자. 조정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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