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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잦아들고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며 영화관, 야구장 등 대면 서비스 시설에 훈풍이 불고 있다. 관객·관중 증가에 더해 해당 시설에서 판매하는 먹거리 매출도 크게 늘어나는 등 오프라인 소비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대면 서비스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팬데믹 기간 중 억눌렸던 부문에 대한 보복 소비 심리가 지목된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할 수 없었던 행위가 명확했기 때문에 보복 소비 심리도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거리두기 해제에 인기 작품 연달아 개봉… 매점 수익도 대폭 증가
한국은행(한은)은 2022년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숙박·음식·운수·창고·교육·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 등 대면 서비스 소비가 팬데믹 이후 가장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과거 확산기의 경우 방역 조치 완화 이후에도 일정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며 소비 회복이 단기간에 그쳤지만 방역조치가 전면 해제됨에 회복 속도와 회복의 지속성이 크게 강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대면 서비스 중에서도 그간 개선이 가장 더뎠던 예술·스포츠·여가에 대한 수요가 크게 호전됐다”며 “공연 관람 인원 제한, 좌석 띄어 앉기, 실내 취식 금지 등의 제한이 해제되며 공연 및 스포츠 관람 인원이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 번화가에 위치한 한 영화관에는 ‘범죄도시2’, ‘마녀’ 등 인기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영화관에서 먹을 수 없었던 팝콘을 사기 위한 줄도 있었다.
영화를 보러 온 한 시민은 “주변에서 범죄도시2 봤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안 본 친구랑 같이 보러왔다”며 “앞으로 개봉하는 영화 중에 기대되는 것이 많아서 앞으로도 더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범죄도시2’ 배급사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범죄도시2’는 11일 오후 1시50분 기준으로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2019년 ‘기생충’ 이후 첫 천만영화이자 코로나19 유행 이후 첫 번째 천만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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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임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월 총 누적 관객 수는 1455만명으로 4월(312만명)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1684만명 이후 28개월 만에 최다 관객 수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5월과 비교하면 관객 수는 19.4%, 매출액은 2.5% 줄었지만 한 달 만에 기존 관객 수의 80% 이상을 회복했다는 점만으로도 고무적이다.
영화관 관객 회복의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가 첫 번째로 꼽힌다. 정부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고 25일에는 다중이용시설 취식 제한을 해제했다. 그동안 ‘띄어 앉기’를 실시하던 영화관들도 영업 정상화에 돌입했다.
여기에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와 ‘범죄도시 2’ 기대작이 연속으로 개봉하며 영화관 관객 수 회복을 이끌었다. 또한 22일 톰 크루즈 주연 ‘탑건:매버릭’이 큰 관심을 받으며 개봉했고, 7월에는 ‘토르:러브 앤 썬더’와 명량의 후속작 ‘한산:용의 출현’ 등이 대기하고 있어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취식 제한 해제에 따른 매점 매출 상승도 주목할만하다. CGV에 따르면 취식 허용 첫 주 만에 매점 매출이 230% 증가했고 매출 대비 팝콘 판매 비중은 56.9%로 늘었다. 음식물 해제 전 한 달과 해제 이후 한 달간의 매점 매출을 비교하면 약 6.6배의 차이가 났다.
팝콘을 구매한 시민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영화관에 간다고 해서 꼭 팝콘을 먹지는 않았는데 이제 팝콘을 먹을 수 있게 됐다고 하니까 먹으면서 보고 싶다”며 “못 했던 걸 다시 할 수 있다는 기분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형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CJ CGV와 메가박스 등에 대해 2분기 이후 관객 수와 매점매출의 본격적 회복으로 3분기에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00% 관중·취식·육성 응원 허용에 북적북적… 먹거리·관련 상품 판매 불티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매출 회복은 영화관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프로 스포츠인 프로야구 역시 엔데믹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달 18일 토요일 오후 기자가 찾은 서울 잠실야구장은 경기 시작까지 1시간이나 남았지만 이미 먹을거리를 사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만들어졌다. 가족과 같이 경기장을 찾은 사람, 연인과 커플 유니폼을 맞춘 사람, 친구와 어떤 팀이 이길 지로 열띤 토론을 벌이는 사람 등 다양한 형태의 관중들이 경기장 주변에서 경기 시간을 기다렸다.
경기를 보러 온 한 시민은 “코로나19 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야구장에 들렀는데 방역 때문에 직관(현장 관람)이 막혀서 아쉬웠다”며 “지난해 관중 제한이 풀려서 갔을 때도 제한 사항이 많아서 야구장 가는 맛이 안 났는데 이제 예전에 했던 것들을 다 할 수 있게 돼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는 코로나19로 관중 입장이 금지되거나 제한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16~2018년 관중 800만명을 돌파하고 2019년에도 700만명대 관중을 기록했던 한국프로야구는 2020년 고작 32만3817명의 관중을 받았다. 그나마 관중 제한이 완화된 2021년에도 122만8489명에 그쳤다.
하지만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스) 등 해외 리그에 진출했던 인기 스타들이 복귀하고 거리두기 해제로 100% 관중이 허용되고 취식이 허용되며 관중 수 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여기에 4월22일부터 육성 응원이 허용되며 관중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 육성음원이 금지됐던 4월21일까지 KBO리그 평균 관중은 6615명이었으나 14알 기준 프로야구 평균 관중 수는 8598명까지 늘었다.
프로야구는 303경기에서 260만5128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전체 경기 수인 720경기로 환산하면 약 619만명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약 85% 수준이다. 여기에 5월 5일 올 시즌 처음으로 수원과 인천 구장이 만원 관중을 기록하고 6월 4~5일 KIA-KT전이 이틀 연속 매진되는 등 만원 관객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취식 제한이 해제됨에 따라 구장에서 판매하는 먹거리도 거리두기 해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BBQ는 프로야구 개막 후 주말 일평균 2000만원, 평일 일평균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 야구장에 위치한 맘스터치와 SSG랜더스필드의 노브랜드 버거 등 햄버거 판매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먹거리 외에도 유니폼 등 관련 굿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야구장에 오는 사람이 적어서 판매가 부진했지만 관중이 증가하는 만큼 판매량도 따라가고 있다”며 “특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팀의 경우 눈에 띄는 매출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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