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남북한처럼 종전 없이 장기 대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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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서방 국가들, 우크라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어”
존슨 英총리 “세계는 우크라 피로감 경계하고 연대해야”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6-19 17:21:51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루한시크주 리시찬스크에 러시아군의 공습이 끝난 후 한 주민이 잔해 속에서 살아남은 잉꼬를 구조하고 있다. [뉴시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발발 만 4개월을 바라보고 있는 시점에서 이 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져 한반도의 남북한처럼 종전(終戰) 없이 대치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한반도 상황에 비유했다. 매체는 미국 등 서방 국가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는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하면서 이 같은 전문가 분석을 소개했다.

WP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 전쟁에서 러시아의 승리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쏟아붓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한 미국의 노력을 시사했다. 또 미국이 한편으론 전쟁으로 인한 전 세계적 식량부족 사태와 글로벌 경제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이런 가운데 우크라 전쟁 사태가 공식적인 종전 없이 한반도처럼 비교적 저강도의 긴장상태가 유지되는 분쟁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최고연합사령관은 “푸틴이나 젤렌스키가 수 년간 현재 수준의 전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수 개월 정도는 몰라도 몇 년 동안 지속할 수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미 상원 군사위원회는 16일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방위비 예산에 450억달러(약 58조원)를 추가했다. 이로써 내년 회기년도 방위비 예산은 8470억달러(약 1097조원)가 될 전망이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1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군수 지원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단일 군수지원으로는 역대 최고 금액이다. WP는 이것이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을 방어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겠다는 미국의 결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토 주재 미국 대사 출신인 아이보 달더 시카고국제문제위원회 의장은 “전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미국에 남은 것은 냉정한 선택뿐”이라며 “우크라이나가 계속 피를 흘리도록 지원해주거나, 아니면 지원을 끊고 러시아가 승리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자의 경우엔 “전 세계적으로 파멸적인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했다. 후자의 경우엔 “우크라이나를 늑대 먹잇감으로 던져주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어느 누구도 이것을 선택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