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으로 비대해진 경찰권력 통제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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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가진 14만명 거대 조직 제어장치 없어
울산 시장선거 개입 등 ‘親문재인 성향’ 여전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해 통제 불가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6-29 00:02:02

경찰권력에 대한 통제 장치가 마련되려 하고 있다. 경찰 내부에선 반발이 나오고 있지만 막대한 권력을 갖는 경찰을 방임하는 민주국가는 없다. 당연히 경찰 권력에 대한 공정하고도 민주적인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울산·인천·김해 등에서 근무하는 일선 경찰관들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기 만료를 눈앞에 둔 김창룡 경찰청장은 27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현행 경찰법 체계는 국민적 염원이 담겨 탄생한 것인데, 정부가 경찰 제도의 근간을 바꾸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30여년 전 ‘치안본부’ 시절 경찰로 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설득력이 떨어진다.

첫째 그간 경찰을 움직여온 방식이야말로 비정상이고 바로 잡아야할 대상이다. 행안부 외청이던 경찰은 그동안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직접 지휘·통제를 받아왔다. 권력과 경찰이 직거래해온 것이자 행안부를 거치도록 한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것이다. 최고 권력자와 가까울수록 권력에서 독립하기는 어렵다. 인사·예산·조직·권한 행사가 청와대 밀실에서 결정될수록 권력에 대한 추종은 심해진다. 막강한 청와대보다 한 단계 관리 주체를 낮추는 것이 어떻게 권력 개입인가. 민정수석실의 경찰 지휘야말로 비정상이고 바로잡아야 할 대상이었다.

둘째 지난 30년간 해왔던 것처럼 국가경찰위원회를 통해 경찰청을 견제·통제하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연 경찰위원회가 유의미한 역할을 해 왔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기 바란다.

셋째 도대체 경찰 통제 얘기가 왜 나오는지 반성해야 한다. 한·일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경찰청장이 12년 만에 독도를 전격 방문해 외교적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는 보수 시민단체 집회에 대해 편파적으로 대응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비위를 밝히는 데 소극적이었다. 울산 시장선거가 상징적이다. 드루킹 사건·이용구 전 법무차관 사건·해양수산부 공무원 서해 피살 사건 등 국민보다 정권에 충성하는 경찰 사례는 한이 없다.

그런 경찰이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됐는데 현재로선 경찰 내부에서 어떤 일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국민은 알 도리가 없다. 사후에 밝히는 것도 대단히 어렵다. 이런 문제들이 있는데 정부가 “경찰이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하며 손 놓고 아무 일 않는다는 것은 오히려 직무유기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지시·통제만 받아오던 경찰 조직을 대통령·국무총리·행안부를 통해 인사·예산 등을 통제하겠다는 것이 왜 권력 남용인가. 역대 정부와 같이 대통령실이 행안부를 패싱하고 경찰과 직접 소통할 경우 오히려 경찰의 정치적 중립은 무너질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하면서 경찰 개혁도 같이 한다고 했지만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흐지부지 끝냈다. 사실은 그게 이번 갈등의 근원이다.

경찰청이 1991년 내무부 산하에서 외청으로 독립한 후 걸맞은 발자취를 남겼다고 보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독립성과 중립성을 주장하지만 근거로 내세울 만한 ‘30여년 독립의 성과’가 마뜩지 않은 경찰 모습이 민망하다. 권한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14만명에 달하는 거대 경찰 조직에 대한 통제는 당연하다. ‘독립성’을 외치면서 어떠한 통제도 받지 않겠다는 경찰 모습에 수긍할 국민이 얼마나 있겠는가.

물론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필수지만 경찰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안 강구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경찰 쇄신은 시대적 과제다. 행안부는 경찰 수사에 개입하지 않고 과도하게 통제하는 것을 막는 보호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공정하게 집행하는 경찰 수사권을 정권이 침해한다면 그때는 국민과 언론이 먼저 나서 지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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