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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속도는 부진했지만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거래대금은 증가세를 보였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 개별 종목보다 펀드를 통한 포트폴리오 차원 대응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비트코인 선물 가격을 역배수로 추종하는 ETF를 출시하며 시장 대응력을 확보했고 한국은 원자력 테마 ETF 투자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한 상태다.
29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미국 증시에서 ETF는 24개 상장되는 데 그치면서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둔화세를 보였다. 국내 ETF 신규 상장도 11개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 신규 상장 속도는 느렸지만 거래대금은 상대적으로 견고했다. 6월 코스피 대비 ETF·상장지수증권(ETN) 월평균 거래대금 비중이 30%까지 확대되면서 시장 활성화가 나타났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친환경·원자력·디지털 등 주식 테마형이 주를 이루며 다양성을 확보하는 등 구조적 개선이 나타났지만 시장 환경 변화에 신규 상장에 대한 경계가 높아진 모습이다”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개별종목투자보다 포트폴리오 차원의 대응과 지수 추종 패시브 상품의 거래 유인이 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미 증시는 비트코인 선물 가격을 반대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이 출시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대응력을 높였다. 미국 주요 운용사인 프로쉐어(ProShares)는 작년 10월 비트코인 선물 가격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는 ‘ProShares Bitcoin Strategy ETF’(BITO)를 출시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당시 암호화폐는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주목받았지만 금리 상승 국면에서 기술주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며 약세장을 이어갔다.
스테이블 코인(법정화폐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코인)의 위험성 부각과 규제 리스크가 잔재한 데 따라 암호화폐 하방압력이 지속될 수 있는 구간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ProShares Short Bitcoin Strategy ETF’(BITI US)와 같은 인버스 상품 출시는 투자 선택지를 늘리는 효과를 얻는다고 평가했다. 특히 암호화폐 연계 시장을 선제적으로 개방한 토론토거래소 내 ‘BetaPro Inverse Bitcoin ETF’(BITI TO)는 연초대비 73.9% 가량 상승했다.
국내 상장사로 구성된 원자력 ETF에 대해선 기대감과 경계심이 동시에 작용한다고 짚었다. 28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원자력테마딥서치’와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원자력iSelect’는 동시에 상장됐다. 각각 3.18%, 3.31% 상승 마감했다.
김 연구원은 “새 정부의 원전 활성화 정책과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간 ‘원전 세일즈’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며 “국내 정책 상 원전 지원 가능성 높다는 점과 해외 부문에서의 원전 수요 확대가 이어지는 분위기인 만큼 해당 테마가 성과를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리스크 요인도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두 ETF의 업종 비중은 산업재(기계, 건설·건자재, 상사·자본재)가 가장 높아 향후 경기 불안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투자 성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 방어 업종인 유틸리티 비중도 높지만, 수익구조 상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한국전력에 대한 집중도가 큰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유럽연합(EU) 의회 상임위원회가 14일 천연가스와 원전을 배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글로벌 원전 수요 감소 우려도 잔재한다”며 “이후 7월6일(현지시간) 예정된 EU 의회 본회의에서 원전의 녹색 기술 편입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짓겠지만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특히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의 토대가 EU 녹색분류체계인 만큼 탄소중립 행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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