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우유와 딸기 우유, 부가가치세가 왜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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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세무테크]

역진성 해소 위해 저소득층 생필품은 부가세 면제
‘흰 우유’‘맨 김’ 등 미가공식료품도 부과 안 해

이재명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7-04 09:34:37

소득이 10배가 차이나는 사람이 둘 있다. 이들의 빈부 격차에도 부가가치세는 물건값에 붙는 세금이기 때문에 둘 다 같은 금액의 세금을 내게 된다. 소득에 비해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부가가치세의 역진성이라고 한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모두 소비해야 하는 생활필수품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내도록 한다면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이러한 불합리를 해결하기 위해 현행 부가가치세법에서는 생활필수품에 대해 면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부가가치세의 역진성을 다소나마 해소하기 위해서 생활필수품 공급에 대해 부가가치세 납세 의무를 원천적으로 면제해 주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저소득층의 세금 부담을 줄여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가가치세법에서 정하고 있는 생활필수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생활필수품은 수없이 많은 종류가 있기 때문에 상품을 일일이 정해 놓지는 않았다. 가공되지 않은 식료품(식용 농·축·수·임산물 포함, 이하 ‘미가공 식료품’)을 국내에서 생산하여 공급하거나 국외로부터 수입하는 경우 원생산물 본래의 성질이 변하지 않는 정도의 1차 가공을 거쳐 식용으로 제공하는 것은 미가공 식료품에 포함된다.

데친 채소류·김치·단무지·장아찌·젓갈류·게장·두부·메주·간장·된장·고추장도 미가공 식료품으로 분류하나, 관입·병입 또는 이와 유사한 형태로 포장하여 공급하는 것은 제외한다.

예를 들어, 원유(原乳)는 부가가치세법상 '미가공 식료품'으로 분류된다. 미가공 식료품으로 분류되면 가공품 공급가액의 10%를 세금으로 매기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농가 소득과 국민 기초생활 필수품 매입을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래서 원유 100%인 흰 우유는 부가가치세 면세 품목이다. 원유의 원가는 납품처에 따라 조금 다른데, 흰 우유 가격은 원유 원가에 포장비·유통마진 등이 더해져 정해진다.

부가가치세 면세 품목인 흰 우유는 원가 전부가 물품 가격인 반면 과세 대상인 딸기 우유는 물품가액에 부가가치세 10%가 얹힌 값이다. 편의점 주인은 딸기 우유의 부가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비슷한 예로 자연 상태에서 말린 ‘맨 김’은 부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구우면 소금을 뿌리고 기름을 바르지 않았더라도 가공된 것으로 간주, 부가세가 붙는다.

또한 냉장·냉동된 소고기는 면세되지만 이를 양념한 불고기는 과세 대상이다. 생선회를 포장해 팔면 부가세가 면세된다. 하지만 가게에서 먹고 가면 서비스 제공으로 보기 때문에 세금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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