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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상황, 혼자 나아가야한다.

김경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7-05 10:51:50

작가 김영하가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 9년 만에 내놓는 장편소설 ‘작별인사’를 출간했다.

이 작품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별안간 삶이 송두리째 뒤흔들린 한 소년의 여정을 추적한다. 유명한 정보기술(IT) 기업의 연구원인 아버지와 쾌적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던 철이는 어느날 갑자기 수용소로 끌려가 난생 처음 날것의 감정으로 가득한 혼돈의 세계에 맞닥뜨리게 되면서 정신적·신체적 위기에 직면한다.

동시에 자신처럼 사회에서 배제된 자들을 만나 처음으로 생생한 소속감을 느끼고 따뜻한 우정도 싹틔운다. 철이는 그들과 함께 수용소를 탈출하여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떠나지만 그 여정에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이 기다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지 2년이 지나서야 작가는 ‘작별인사’의 개작을 마쳤다. 420매 분량이던 원고는 약 800매로 늘었고, 주제도 완전히 달라졌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가르는 경계는 어디인가’를 묻던 소설은 ‘삶이란 과연 계속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세상에 만연한 고통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어쩔 수 없이 태어났다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로 바뀌었다.

김영하 작가는 1968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다. 서울 잠실의 신천중학교와 잠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1995년 ‘거울에 대한 명상’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빛의 제국’ ‘검은 꽃’ ‘아랑은 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소설집 ‘오직 두 사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호출’, 여행에 관한 산문 ‘여행의 이유’ ‘오래 준비해온 대답’을 냈다.

산문집 삼부작 ‘보다’ ‘말하다’ ‘읽다’와 ‘랄랄라 하우스’ 등이 있다. 문학동네작가상·동인문학상·황순원문학상·만해문학상·현대문학상·이상문학상·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 미국·프랑스·독일·일본·이탈리아·네덜란드·터키 등 해외 각국에서 활발하게 번역 출간되고 있다.

김경미 기자 km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