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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피난처로 각광받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시장이 부진을 겪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고 저금리 시기의 기저효과로 비용을 상회하는 임대료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5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미국 리츠는 상반기 17.8% 하락했고 2분기에는 14.9%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번 분기 급락 수준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2분기(-25.4%)를 제외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지표 둔화 및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 우려와 미국 디폴트 우려 및 신용등급 강등 불안감으로 14.6% 하락한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국내 리츠 시장의 변동성도 높은 상황이다.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13% 빠지면서 최근 한 달간 국내 리츠는 자기관리 리츠를 제외하면 평균 -13.7% 하락했다. 개별적으로 미래에셋글로벌위탁관리부동상(-23.2%), 케이탑리츠(-18.5%), SK리츠(-17.7%), 제이알글로벌리츠(-16.9%), 이에스알켄달스퀘어위탁관리부(-16.9%), 에이리츠(-16.8%) 등이 크게 떨어졌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락의 원인은 복합적일 것이다.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로 인한 연준의 강한 긴축 일정, 경기둔화 및 침체에 대한 우려 등 다양한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변화가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며 “이러한 요인들 중에서 현시점에서의 핵심 요인은 금리다”고 설명했다.
금리의 부정적인 영향은 리츠의 비용 증가와 기대수익률 상승에 따른 보유자산의 가치 하락이다. 완만하게 금리가 오르는 일반적인 시기에서는 다르다. 경기 회복세 혹은 성장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러한 금리의 부(-)의 효과를 임대료 성장과 이로 인한 자산가치 상승으로 상쇄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가파른 금리 상승과 전례 없는 저금리 시기의 기저효과로 비용을 상회하는 임대료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 리츠의 평균 대출 금리는 3.24%로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시적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시장금리를 하회하기도 했다. 2000년 이후 10년물 시장금리와 0.7~3.4%p의 스프레드가 나타났다. 스프레드의 평균은 1.92%p 수준이다. 이런 점을 반영하면 금리 레벨에 따라 달라지나 향후 5~6년간 이자비용이 50% 정도 증가한다.
배 연구원은 “현재 국내 리츠들의 선순위 대출금리는 현재 금리 대비 현저히 낮고 일부 리츠들은 선순위 대출금리가 2.5% 수준이다”며 “현재 시장에서 선순위 대출금리가 5%에 이른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자비용이 상당히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부담은 주가를 눌렀다. 작년 말 기준 시가총액/배당가능금액(P/FFO) 23.7배 수준이었던 미국 리츠의 주가 레벨은 지난달 말 17.5배로 떨어졌다. 저점 기준으로는 16.8배다. 코로나19 이전 5년 평균(17.5배)과 2010년 이후 3%를 상회하는 금리 레벨에서 리츠의 주가 레벨이 평균 16.5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 상승을 반영한 조정은 있었다는 판단이다. 국내 리츠들도 상장 당시 감정 평가액을 반영한 수준으로 주가 조정이 나타났다.
배 연구원은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시장금리의 피크가 확인되지 않았고 경기 전망을 고려할 때 반등은 나타날 수 있으나 폭은 제한적일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경기 변동 영향이 큰 미국 리츠는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반면 상대적으로 마스터리스(건물을 통째로 빌린 후 재임대) 구조의 장기 임차 계약 비중이 높은 국내 리츠의 경우 경기 영향이 적은 방어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금리 정점 확인 후 진입을 추천하며 장기적인 과점에서 저평가 구간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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