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카드 빚 증가 ‘부실 폭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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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 CEO와 간담…“고금리 등 영업환경 악화”
취약차주 상환 능력 맞게 리볼빙 특별 관리 당부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7-05 13:56:30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카드사·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최근 사회적으로 신용카드 빚이 증가하고 있다며 카드부채 부실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전사 CEO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스태그플레이션 등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여전사의 영업환경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여신전문금융업계가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는 만큼 ‘무리한 영업 확장’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리상승기 ‘차주의 상환능력’에 맞는 대출 취급 관행 개선을 강조하며 여전사가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음을 덧붙였다.

이 원장은 “취약 차주에 대한 고금리 대출 취급 시 차주의 상환능력에 맞는 대출 취급 관행이 정착되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금서비스·리볼빙 등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품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신경 써야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리볼빙은 취약차주의 상환부담을 일시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금융상품에 해당하지 않아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달했다.

이 원장은 “리볼빙 설명서 신설·취약차주 가입 시 해피콜 실시·금리산정내역 안내·금리 공시주기 단축 등 리볼빙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개선방안 마련 전까지 고객에 대한 설명 미흡 등으로 불완전 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리볼빙이란 카드 이용금액 중 일부만 상환하면 나머지 금액은 다음 달로 이월해주는 서비스로 카드 대금을 한 번에 내기 어려운 고객이 주로 이용한다. 이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큰 상품이다. 카드론 대출의 일종으로 이자가 높아 차주의 부담도 크다.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8.77%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리볼빙 잔액은 2020년말 5조4000억원에서 2022년 5월말 6조4000억원대로 증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여전사의 유동성 리스크 관리도 주요 의제로 언급됐다.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여전사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원장은 “추가적인 대출처 확충이나 대주주 지원방안 확보 등을 통해 만기도래 부채를 자체적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충분한 규모의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단기 수익성 확보를 위한 무리한 영업 확장이나 고위험 자산 확대는 자제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여전사들이 보수적인 상황을 가정한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비상자금 조달계획 등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또한 이 원장은 기업대출과 관련해 특정 업종에 편중되지 않도록 여신심사와 사후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동산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은 점을 고려해 대출 취급 시 담보물이 아닌 채무상환능력 위주로 여신심사를 해 달라”며 “여전사 스스로 기업여신 심사 및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시장상황 악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에도 힘써 달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프로그램 종료 등에 대비한 여전사의 취약 차주 지원에 대해서도 집중 논의됐다.

이 원장은 “여전사가 자체 운영 중인 채무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일시적으로 재무적 곤경에 처한 차주를 지원해야 한다”며 “8월부터 금리인하 요구권 운영실적 공시가 시행되므로 신용도가 개선된 고객의 금리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전업계의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그는 “디지털 전환 추세를 고려해 겸영 및 부수업무의 범위, 여전업별 취급 가능 업무의 경우 금융업과 연관된 사업에 대해서는 금융위에 확대를 건의하겠다”며 “해외 진출 시에도 금감원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여전사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