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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의 법으로 세상읽기
정상화 되어야 할 전직 대통령 예우법
전직대통령 예우 특정인 겨냥 지나치게 축소 또는 확대
윤석열정부하에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정상화 되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7-13 09:30:09
▲ 이동호 변호사
지난달 2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SNS에 올린 사진이 화제가 됐다. 산 정상에서 컵라면을 먹고 아이들이 주로 먹는 라면과자를 들고 활짝 웃는 사진이었다. 서민적이라며 좋아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일부러 연출한 것 같다며 눈살을 찌푸린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전직 대통령이 받고 있는 예우가 덩달아 화제가 됐다. 각종 경호나 교통비·의료비 지원은 당연하겠지만 무엇보다 관심을 끈 것은 전직 대통령의 연금 규모였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이하 전직대통령법)에 따르면 전직대통령의 연금은 현직 대통령 연봉의 100분의 95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2022년 기준 대통령 연봉이 2억4000만원이므로 이 돈의 95%면 매달 약 1900만원이 연금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봉급이 아닌 연금이라서 소득세 없이 이 돈이 그대로 나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현직보다 실수령액이 오히려 더 많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전직 대통령이 죽으면 배우자 등 유족에게도 현직 연봉의 100분의 70에 해당되는 돈이 지급된다고 한다. 이 돈도 올해 기준이면 매달 1400만원이다. 입이 딱 벌어지는 수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휴업수당도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수준이다. 그런데 일을 안 하는 전직 대통령에게 현직 봉급의 100분의 95를 연금으로 주고 그가 사망해도 유족에게 100분의 70을 주는 것은 너무 많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헌법은 사회적 특수계급을 인정하지 않는데 전직 대통령과 그 유족이야말로 사회적 특수계급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그래서 전직대통령법의 연혁을 찾아봤다. 이 법은 1969년 1월에 제정되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65년에 사망하여 이때는 윤보선 전 대통령만 살아 있었다. 그런데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가 이 법이 시행되고 1년 후인 1970년에 영구 귀국했다. 그래서 프란체스카 여사를 국내로 모셔 예우하기 위해 이 법이 제정되지 않았을까 미루어 짐작해 본다.
 
그런데 이 법 제정 당시 전직 대통령 연금은 현직 연봉의 100분의 70이고 유족 연금은 100분의 50이었다. 이때 근로기준법상 휴업수당이 평균임금의 100분의 60이었으니 전직 대통령 연금은 이보다 10% 정도 많은 셈이었다. 전직 대통령 예우로써 이만큼 더 주는 것 정도는 납득할만 하다고 본다.
 
그런데 제정되고 20년 동안 그대로이던 법이 전두환 정권 출범 직후인 1981년 3월에 개정되었다. 이 개정법에서 전직 대통령 연금이 100분의 95, 유족 연금이 100분의 70으로 훨씬 상향되었다. 명목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지위와 역할의 신설이었다.
 
이때부터 직전 대통령은 국정자문회의(현 국가원로자문회의)의 당연직 의장이 되고 그 이전 대통령도 위원이 되었다. 그러나 국정자문회의는 상시·정기적인 것은 아니고 현직 대통령 요구가 있으면 이에 응하는 것에 불과했다. 그래서 요구가 있을시 수당 형식으로 지급하면 되지 굳이 연금을 확 올릴 이유로는 매우 궁색해 보인다.
 
집권 과정이 떳떳치 못했던 5공화국 집권당이 두둑한 연금을 미끼로 전직 대통령 최규하와 윤보선 씨의 입을 막으려 했던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든다. 실제로 최규하 씨는 5공 진상 규명에 아무 협조도 하지 않았고 윤보선 씨도 재야 운동권과 아예 교류를 끊은 것으로 안다.
 
그런데 1981년 개정법에서 눈여겨 볼 것이 또 있는데 유족에 대한 연금 부분이다. 이전까지는 유족 중 배우자가 있으면 배우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되 배우자도 사망 시 만약 18세 미만 유자녀가 있으면 그 유자녀에게만 지급이 가능했다. 그런데 1981년 개정으로 배우자 사망 시에도 30세 미만 유자녀에게는 무조건, 30세 이상인 경우에도 생계능력이 없으면 계속 지급하게 바뀐 것이다.
 
이 당시 국회 심사보고서를 찾아보니 전직 대통령 내외분이 모두 돌아가실 경우에 그 유자녀가 18세 이상인 때 연금혜택이 없는 현행 제도를 개선하여 생활안정 연령으로 볼 수 있는 30세에 달하기까지 수혜 혜택을 확대한 것은 유자녀들의 품위 유지와 생계보장 등 전직 대통령의 유족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됨으로 기록되어 있다. 딱 봐도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유족이라는 특정인을 배려한 취지였다. 권위주의 군사정권 시절이니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법은 원래 적용대상을 특정해서는 안 되고 일반 또는 추상적이어야 한다.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그에게 직접 권리나 의무를 직접 부여하는 ‘처분적 법률’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위헌 소지도 있어서 자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유독 전직대통령법은 권위주의 정부 시절뿐 아니라 민주화 이후에도 처분적 개정이 난무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이던 1988년 전직 대통령을 위한 민간단체의 기념사업에 필요한 지원을 하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와 교통·통신 및 사무실까지 제공할 수 있는 법 개정이 있었다. 직전에 퇴임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위한 것이었다. 김영삼정부 시절이던 1995년 12월 전직 대통령이 금고 이상 형을 받거나 탄핵되면 경호를 제외한 모든 예우를 박탈하는 법 개정이 있었다. 이무렵 법의 심판대에 세워졌던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었다. 2010년에는 전직 대통령 유족 중 배우자에게는 비서관 1명과 운전기사 1명을 지원하는 법 개정이 있었다. 한 해 전 사망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들의 부인을 위한 것이었다.
 
법 개정으로 불이익과 혜택이 생존한 전직들에게 골고루 돌아가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연금뿐 아니라 의료 지원도 모두 박탈당했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는 톡톡한 예우를 누리게 되었다. 
 
특히 지금 양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같이 사는 것으로 보이는 이혼한 딸은 평생 일을 하지 않아도 100분의 70의 연금을 받게 된다.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 모두 사망 후에도 30세 이상 유자녀가 생계능력이 없으면 100분의 70 연금이 계속 지급되므로 굳이 일을 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이런 지나친 혜택이나 불이익을 과감히 개선할 수 있는 사람은 윤석열 현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 그는 특히 자녀가 없기 때문이다. 권위주의 시절의 잔재이지만 민주화 이후에 특정인을 겨냥해 더 강화되거나 축소되었던 전직 대통령 예우가 이제는 대다수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정상화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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