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운동 이전에 ‘바르게 서기’ 먼저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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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희의 자기돌봄 요가 에세이

스마트폰 사용으로 ‘서 있는 자세’ 무너진 사람 수두룩
틈새 시간 활용하는 ‘바르게 서기 자세 놀이 3종 세트’

강윤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7-25 13:36:29

‘바르게 서기’는 헬스 워킹의 기본기다. 모든 운동이 그러하듯 기본기는 ‘자세’에 달려 있다. 건강 관련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권하는 걷기 운동도, 자세가 잘못되면 오히려 독이 된다. 바르게 설 수 있어야 바르게 걸을 수 있다.

21세기 들어 인류를 지칭하는 새로운 용어가 나왔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다. 인류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일상을 살아간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단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인에게 ‘바르게 선 자세’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시선이 폰에 꽂혀 있으니 머리는 아래로 수그러지고 덩달아 어깨와 등도 구부정해질 수밖에 없다. 알게 모르게 상체가 앞으로 쏠리다 보니 균형을 잡으려면 다리로 버텨야 한다. 그러다 보니 무릎은 한껏 뒤로 밀린 반면, 골반과 배는 앞으로 나가 있다. 뱃살과 관계없이 배가 나오게 된다.

이렇게 변형된 체형을 ‘스웨이백(sway back·굽은 등) 자세’라고 한다. 이 자세를 옆에서 보면 한쪽 괄호를 연상시키는 활 모양이다. 이쯤 되면 척추의 S라인도 무너졌다고 봐야 한다. 스웨이백 자세가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은 근골격계의 비틀림이 전신에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만성통증 환자들이 “온몸에 통증이 돌아다닌다”고 호소하는 상태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직업적으로 서서 일하는 사람도 스웨이 백 위험군이다. 서 있을 때 다리 라인이 조금이라도 뒤로 휘어 있다면, 이는 무릎 관절을 조이는 힘으로 버티는 상태다. 이 상황이 누적되면 무릎 관절에 무리가 된다. 발바닥의 일부에 체중이 과하게 실려 후천적 평발과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자세에서는 골반의 앞쪽 근육과 인대에 체중이 몰려 있어 허리 통증이 따라온다. 골반 주변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지 못해 골반을 잡아 주는 근육군이 전반적으로 약해지며 고관절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골반의 앞쪽에 위치한 복근도 약해진다. 복근의 약화는 깊은 호흡을 하고 자세를 유지하는 데 사용되는 코어 근육의 약화를 뜻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자세 교정이 시급하다. 그러나 단기간의 집중적인 교정은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몸은 주인의 잘못된 자세에 나름대로 적응하며 오랜 시간을 지냈기 때문이다. 좋은 자세든 나쁜 자세든, 내 몸은 그동안 중력이 작용하는 지구 생활에 최적화되는 과정을 거쳐 왔다. 그것을 무시하고 갑자기 ‘뜯어고치려고’ 한다면, 몸 입장에서는 ‘지각변동’에 준하는 충격이 될 수 있다.

바르게 서기를 위한 ‘비충격 요법’의 핵심은 자신이 서 있는 상태를 ‘마음의 눈’으로 자주 주시해 주는 것이다. 이는 요가 철학이 몸을 대하는 방식이다. 몸을 세우는 토대인 발의 위치, 발바닥이 지면에 닿는 느낌, 몸 전체가 한쪽으로 기운 느낌 등을 관심을 가지고 틈틈이 살핀다. 호기심을 갖고 몸의 감각을 관찰하면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는 ‘바르게 서기를 위한 자세 놀이 3종 세트’를 해 보는 거다. 가볍게, 내 몸과 같이 놀듯이 움직이므로 놀이가 될 수 있다. 1번 놀이는 뻣뻣하게 펴고 있는 무릎의 힘을 툭 풀어 주는 방법이다. 그러면 무릎이 살짝 구부러진다. 이것만으로도 무게 중심이 뒤로 나눠져서 안정감이 생긴다. 무릎을 밀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며 그 차이를 느껴 본다. 평소에도 무릎을 뒤로 밀지 않고 불필요한 긴장이 풀린 자세로 서는 것이 좋다.

2번 놀이는 두 발을 어깨 너비 정도 벌리고 선 다음 양 발바닥을 바닥에 붙인 채 좌우로 밀어낸다. 이때 허벅지와 골반 측면 근육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골반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데 효과적이다. 선 자세에서 체중이 발의 앞쪽, 안쪽에 과하게 실리는 경우에 균형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은 발을 모으고 서서 엄지발가락 바로 아래의 발바닥 부위(엄지 축)를 지면으로 지그시 누르는 방법이다. 엄지 축은 몸의 실제 중앙이기 때문에 이 자세는 무게중심을 되찾는 초간단 비결이다. 이때 발가락을 모두 위쪽을 향해 들어 올리면 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간, 마트 계산대나 예방접종을 맞으려고 대기할 때 이 ‘바르게 선 자세 놀이’를 해 보자. 서 있을 때는 언제든지 가능하다. 무릎에서 힘 빼기, 발바닥을 바깥쪽 옆으로 밀기, 엄지 축으로 바닥 누르며 발가락 들기는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는 나만의 은밀한 놀이가 될 수 있다. 틈새 시간을 잘 활용하면 건강의 틈새가 메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