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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논란

대형마트 의무휴업 10년… 존속 vs 폐지 놓고 ‘팽팽’

전통시장·골목상권 살리기 vs 소비자 선택권 보장

온라인 쇼핑 활성화…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규모 186조원

“재래시장, 성공사례 원인과 경쟁력 분석할 필요 있어”

기사입력 2022-08-05 13:30:01

▲ 윤석열정부가 대형마트 영업규제 중 하나인 의무휴업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 29일 서비스연맹 유통분과 소속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모여 폐지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마트산업 노동조합 제공]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 폐지가 유통시장의 판도를 바꿀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윤석열정부가 이 사안에 대해 온라인 국민투표를 진행하면서 국민적 관심대상이 됐다. 유통업계는 이번 의무휴업 폐지 검토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소상공인과 마트 노동자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어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의무휴업 쟁점 읽기… 57만명 ‘좋아요’에도 불투명
 
윤석열정부가 대형마트 영업규제 중 하나인 의무휴업일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1일부터 열흘간 총 10개 안건을 ‘국민제안 온라인 국민투표’에 부쳐 상위 3건을 국정에 반영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는 투표 마지막 날인 7월31일까지 57만7415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하지만 이달 1일 대통령실은 ‘국민제안 톱10’ 대국민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으나 어뷰징(부정) 사태로 이번에는 상위 안건으로 순위를 선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는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대형마트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대형 유통기업과 경쟁에서 불리한 소상공인·전통시장 등을 보호하려는 취지다. 각 지방자치단체장은 대형마트에 대해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정하고 특정 시간(오전 0시~10시) 영업을 제한 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규제가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소비자 불편만 가중한다는 비판이 일고, 대형 유통업체들도 매출 감소와 온라인 쇼핑 증가에 의한 경쟁력 저하 등을 내세우며 규제 폐지를 요구해왔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와 관련해 찬성하는 측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전통시장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 △휴일에 대형마트 쇼핑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선택권 차단 △일방적 규제보다는 상생 정책으로 해결 △유통업계가 이커머스 중심으로 바뀌었는데 대형마트 주말 배송을 제한하는 건 역차별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아울러 주 5일, 52시간 근무제가 지켜진다면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일자리가 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반대하는 측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전통시장이 생존할 수 있었다는 점과 △전통시장·골목상권이 다 소멸하면 소비자 선택권 오히려 줄어든다는 점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규제 △대기업 역차별 해소 위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희생해선 안된다는 점을 논거로 제시한다. 반대 측은 대형마트 노동자에게 월 2회 보장되던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빼앗긴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해정 마트산업노동조합 울산본부 사무국장은 “의무휴업 폐지로 마트근로자들의 건강권과 안전 관리 보호가 취약해진다”며 “보통 근로자들의 연령대가 40대 후반이기 때문에 월 2회 의무휴업을 해야 가족 대소사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울어진 운동장 대형마트유통 트렌드 선도하는 이커머스 시장
 
▲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발표한 ‘2021 주요 유통업계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온라인 유통업태 매출 비중은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성장률은 온라인 유통 업체가 크게 앞섰다. 온라인은 2020년에 비해 15.7% 성장했으나 오프라인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7.5%의 성장률을 보였다.
 
또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2013년 38조원에서 지난해 186조원으로 급성장하는 사이, 대형마트는 2012년 이후 전년대비 매출 증가율이 1%대로 떨어졌다. 매장은 2019년 406개에서 지난해 384개로 줄었다.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신규 대형마트 출점은 곧바로 관련 기업들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2012년과 2022년의 상황은 다르다. 소비자들의 스마트기기 활용이 증가하면서 쿠팡·네이버 등 이커머스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이후 쇼핑의 비중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완전히 이동하면서 대형마트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마트는 2020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점포 수를 크게 줄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소매업 총매출 중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4.5%에서 지난해 8.6%로 줄었다. 같은 기간 전통시장이 포함된 전문 소매점 비중은 40.7%에서 32.2%로 동반 하락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따른 최대 수혜자로 꼽혔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도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도입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7년 동안 소상공인 매출은 6.1% 감소했고 시장점유율은 11.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효과에 대해 소비자들도 회의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6월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형마트 영업규제 10년, 소비자 인식조사’ 설문에 따르면 ‘영업규제가 전통시장·골목상권 활성화에 효과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절반 가까운 48.5%가 ‘효과가 없었다’고 답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한다고 해서 전통시장 매출이 느는 것이 아니라, 쿠팡과 마켓컬리 같은 온라인 쇼핑몰 이용이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이종원 대기자] ⓒ스카이데일리
 
만약 의무휴업이 폐지된다면 대형마트의 성장률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대형마트 점포 당 평균 성장률이 최대 8%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이마트의 연간 매출이 9600억원, 영업이익 144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롯데마트는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480억원, 499억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도 의무휴업일 폐지 시 월간 600억~800억원, 연간 7000억~1조원 가량의 매출 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봤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500억~1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내다봤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상생과 지역 상권 살리기 차원에서 의무휴업이 실시됐지만 그 실효성이 미비하다면 이 제도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이어 “재래시장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광장시장과 망원시장처럼 성공적인 사례의 원인과 경쟁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나윤 기자 / nyk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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