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 무서워요”… ‘빨간불’ 켜진 추석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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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 7.1%… 무· 53%·배추 72.7%·돼지고기 10% ↑
정부, 내주 추석 민생대책… 명절 성수품 공급량·할당관세 등 확대 검토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확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신규 대출·보증도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07 19:47:03

▲ 서울시 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한 시민이 가격을 꼼꼼히 살피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추석을 앞두고 치솟은 물가 탓에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무더위로 농산물의 공급은 줄었지만, 예상보다 이른 추석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채소류를 비롯한 돼지고기, 닭고기 등 축산물까지도 고물가의 그림자가 드리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추석 물가를 안정시키고자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채소류 등 물가가 급등해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이 7.1%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배추, 무,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추석 성수품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추석 성수품인 사과(-13%), 배(-14%), 달걀(-10.8%) 등 가격이 1년 전보다 하락했지만, 배추와 무의 물가는 같은 기간 각각 72.7%, 53% 급등했다. 뿐만 아니라 사료비와 물류비의 인상으로 돼지고기도 9.9% 올랐고, 수입쇠고기 역시 24.7%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추석 성수품에 포함되진 않지만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오이(73%), 상추(63.1%), 파(48.5%), 시금치(70.6%) 등도 크게 올랐다. 최근 기승을 부린 폭염과 장마의 여파로 공급량이 감소한 가운데 이례적으로 이른 추석을 맞이해 성수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물가 급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장보기를 꺼려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서울시 도봉구에 거주하는 권지현(가명·54) 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 장을 보러 가기 무서울 정도”라며 “이번 추석엔 차례상을 간소화하고, 식자재 지출이 큰 가족 모임 및 식사도 가급적 피할 예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정부는 추석 물가를 잡기 위해 일정 물량의 수입품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춰주는 할당관세를 일부 농산물에 확대해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기재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 등을 통해 추석 민생안정대책 마련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조만간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성수품 가격 관리를 중심으로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예컨대 배추 같은 경우 비축 물량을 풀고, 수출용 배출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수입해 8월 중 풀어 국내 시장에 배추 수급난을 완화하식 식의 여러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대파, 사료용 보리·귀리·옥수수, 기름용 대두, 칩용 감자 등에는 이미 할당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또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축산물에 할당관세 0%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할인행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발행 예정인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을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이번 민생안정대책을 통해 배추, 무, 양파, 사과, 명태, 돼지고기, 오징어 등 주요 농축수산물을 추석 성수품으로 분류해 집중 관리토록 하고, 명절 성수품 이외에도 가격이 급등한 파, 상추, 오이 등 일부 품목들도 특별관리품으로 추가 지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명절 자금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등을 통해 신규 특별자금 대출·보증의 공급도 늘릴 예정으로 보인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