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의 방만함 ‘도’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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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 반복되는 LH 임직원 투기 사태, 근절해야

LH의 방만함 ‘도’를 넘었다

김재민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09 00:02:30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방만함이 도(度)와 도(道) 모두를 넘어선 느낌이다. 지난해 대규모 투기 사례 적발 이후 감춰져 있던 투기 사례가 전국구 단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최근 ‘국토개발정보 관리 및 농지법 위반 감독실태’ 자료를 통해 미공개 개발정보로 미리 땅을 사들인 LH 임직원 8명을 특정해 공개했다.

실태자료를 들여다보면 직원들의 방만함이 손에 잡힐 듯 하다. 업무보고 결재 과정에서 경기 남양주시 개발사업 후보지를 확인한 뒤 인접 지역 땅과 건물을 배우자 명의로 사들인 서울지역본부 임직원도 눈에 띈다. 경영투자심의위원회 심의자료를 검토하다가 알게 된 대전 지역 내 개발사업 정보를 토대로 땅을 사들인 대전충남지역본부 직원을 포함해 전북·강원·경남 등에서 전방위적 불법행위가 자행됐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개인의 일탈이라고 보기엔 같은 일이 지나치게 반복된다는 인상이 짙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 자체가 앞서 LH 임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이후 참여연대가 신청한 공익감사 청구로 진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그렇다.

지난해 3월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에 따라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적발한 공직자는 327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LH 전·현직 임직원 총 98명이 수사선상에 올라 61명이 검찰 송치, 10명이 구속됐다.

끝난 줄 알았던 LH 임직원 투기 사태는 미처 적발하지 못했던 사례들로 인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기강 해이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올 6월 LH 간부 3명이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 출장을 가서 공식 일정엔 불참하면서 골프를 치다 적발되기도 했다.

7월 말 어느 금요일에는 LH 사장, 부사장, 본부장 등 주요 간부 대다수가 한꺼번에 서울·경기 일정을 이유로 오후에 사무실을 비운 사실이 드러난 적도 있다. LH의 해명대로 제각기 서로 일정이 있었을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이슈는 LH의 반복되는 방만경영 탓에 국민들이 감시의 눈초리로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하면 좋을 듯싶다.

특히 지난해 3월 투기 사태 이후 긴급 소방수로 투입된 김현준 LH 사장은 더욱 각성해야 한다. 김 사장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이 같은 논란이 전국 곳곳에서 반복되며 불거진다면 조직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면하기 쉽지 않을 터이다.

정부에서 재개발·재건축 촉진 및 공급을 대폭 늘리려 하고 있어 앞으로 머지않은 시점에 4기, 5기 등 신도시 계획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도시 발표 시기가 다가올 때마다 ‘이미 관련지역에 투기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우려와 불안감이 드는 것은 기자만 그런 것일까.

LH는 공기업 가운데 국민적 관심이 가장 큰 기관이다. 그런 만큼 차제에 LH 전직원이 심기일전해 불신을 신뢰로 바꿔 비난과 의심이 아닌 국민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김재민 jm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