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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안토니 디쉴드의 한국영국 두 나라 이야기
영국 남자가 경험한 한국 남자에 대한 첫 인상과 진실
말은 없어도 순수하고 친절한 한국 남자들
‘Please, excuse me, and I beg your pardon’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11 09:00:02
 
▲ 이진·안토니 디쉴드 작가·화가
안토니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의 경험
 
영국에서 8000km를 18시간 동안 비행한 후 몸은 많이 피곤했지만 첫 발을 내딛은 한국이란 나라에 대한 기대감이 앞섰다. 입국절차를 마치고 반쯤은 잠이 덜 깬 상태로 자동으로 움직이는 ‘무빙워크’에 올라섰다. 내 딴에는 빨리 가느라고 무빙워크 위에서 걷고 있었는데 뒤에서 빠르게 걸어오던 한 한국 남자가 내 옆을 세게 밀치며 앞질러 갔다. 순간 나는 몹시 당황했다. 
 
영국에선 이런 상황이면 ‘죄송합니다!(Sorry!)’ 혹은 ‘용서하세요!( Excuse me!)’라고 말하며 지나갈 텐데 그 한국 남자는 마치 내가 투명인간이었던 양 뒤도 안 돌아보고 걸어가고 있었다. 영국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노골적인 무례함으로 간주하는지라 이 경험은 앞으로 펼쳐질 한국 남자들과의 대면에 준비하고 있어야 할 하나의 예비지식으로 삼게 되었다.
 
로마에서는 로마인들이 하는대로 하라고 했던가. 한국에 와서 지역사회에 정착해 지내는 동안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빨간 불인데 그냥 달려가는 남자 운전자들을 많이 보아왔고 유턴 표시가 없는 곳에서도 유턴하는 것을 종종 목격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시간이 급하길래 안전을 확인한 후 유턴 표시가 없는 곳에서 차를 돌렸는데 아뿔싸, 어디선가 경찰이 나타나 길가로 부르는 것이 아닌가! 경찰은 내게 단속기간이지만 외국인인 것을 고려하여 한 번만 봐준다고, 두 번째는 용서 없다고 엄한 경고 후 보내줬다. 다른 운전자들은 경찰이 감시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 내가 모르고 있어 벌어진 일이었다.
 
사업상의 이유나 순수 여행의 목적으로 한국에 다녀가는 영국인이라면 주어진 환경과 시간의 제약으로 한국 사회 구석구석 깊숙이 잠재해 있는 문화를 자세히 경험할 여건이 안 될 것이다. 반면 영국인이 한국의 외딴 지역사회에 정착해 살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영국인이 한국의 시골 동네에 살기 시작했을 때였다. 그 영국인에게 시골 지역사회의 관습이 생소하고 낯설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영국인이 옆에 와 사는 것이 그 동네 주민 남자들에게 더 충격적인 사실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들은 매일같이 돌담에 죽 기대어 그 영국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뚫어지게 구경했다.
 
한국에서 몸담고 사는 동안 영국인 남자로서 영국에 없는 한국 남자들 간의 독특한 이해관계를 경험한 바 있다. 첫째는 가족관계에 있어 아버지의 지위는 어느 그룹의 대장이나 직장에서의 상관과 같다는 것이다. 둘째는 모임에서 서열을 매기기 위하여 한국 남자들은 무엇보다 나이를 매우 중요한 항목으로 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일까? 길거리를 가다 보면 초등학교 남자 어린이들이 “헬로우!”하고 말을 걸어오는데 “헬로우”하고 대답하면 열이면 열 “하우 오울드 아 유?(How old are you?)” 하고 물어온다. 성인 남자들도 전철이나 어디에서 말을 걸어오며 영락없이 묻는 말이 “하우 오울드 아 유?”다. 한국 남자들 사이에서 관계를 형성할 때 나이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깨닫게 된 결정적 계기는 친분이 생긴 어느 대학교수와의 첫 만남의 자리에서 대뜸 물어오는 말이 “하우 오울드 아 유?”인 것을 듣고 나서였다.
 
영국에서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대화할 때 예절로 여기고 늘 사용하는 말이 ‘감사합니다(Thank you)’와 ‘그렇게 좀 해주세요(Please)’다. 그런데 한국 남자들은 이러한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가족 모임에서 음식을 만들고 베푸는 여성들에게 이 말을 사용하지 않아 그녀들의 노고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식사 후 설거지를 하는 것은 남자의 할 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도 들었다. 남자는 모두 앉아 음식상을 받고 여자만 일을 한다는 게 영국인의 눈에는 불공평하게 느껴졌다. 물론 요즘 젊은 세대는 많이 달라진 걸로 알고 있다.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내가 받은 첫 인상이 한국 남자들의 전모를 경험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가부장적 전형적 사고방식을 가진 구세대 한국 남자도 있지만 신세대 한국 남자들을 통해 한국 남자의 다른 면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영국과 한국 간의 문화 차이는 여전히 느껴진다. 그러나 한국 남자들의 내면에 숨겨진 따뜻함과 친절함을 알고나니 문화 충격에서 벗어나 한국 문화를 인정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것 같다.
 
영국에서 타인에게 폐를 끼쳤을 때 하는 말
 
영국에서 어떤 이가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재채기나 기침을 요란하게 한다면 그는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하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의 기분을 언짢게 만들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는 “Please excuse me(죄송합니다)” 하고 주위 사람에게 사과한다. 만약 폐를 끼친 강도가 이 한 마디로 해결될 것 같지 않다고 생각되면 Sorry. I beg your pardon(정말 미안합니다)”dl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때 ‘pardon’을 내려서 발음한다. 만일 ‘pardon?’하고 끝을 올리면 다시 한 번 말해달라는 뜻으로 잘못 전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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