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해진 이웃사촌… 10명중 8명, 이웃과 교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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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모니터, 이웃 및 지역사회 관련 인식 조사
1인가구 75%·오피스텔 거주자 84.3% “이웃사촌 의미 無”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10 16:25:20

▲ 트렌드모니터가 이웃 및 동네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많은 사람들이 이웃과 인사 이상의 교류를 나누지 않는 경향이 82.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지역사회의 의미가 더욱 희미해지고 이웃과의 교류도 감소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우리 동네’의 개념이 사라지고 ‘이웃사촌’의 개념도 옅어지고 있는 것이다.

10일 시장조사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웃 및 동네(지역사회)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자의 55.9% 정도만 현재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9년(60.2%) 조사와 비교해 소폭 감소한 것이다. 상세 인지 수준은 6.6%에 불과해, 대부분 이웃이 ‘어떤 사람들인지’ 정도만 알고 있거나 아예 모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웃과 인사 이상의 교류를 나누지 않는 경향이 82.7%로 더욱 뚜렷해졌다. 평소 이웃과 교류를 잘 하지 않는 이유(복수 응답)로 ‘이웃과 마주칠 일이 별로 없는 편’이 58.6%, ‘굳이 교류를 하지 않아도 불편한 일이 없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0.8%였다. ‘이웃 자체가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35.2%, ‘인사나 교류를 해야 할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은 34.0%였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56.9%가 ‘더 이상 한국 사회에서 이웃사촌의 의미는 유효하지 않다’고 평가한 점이다. 특히 1인 가구(75.0%)와 오피스텔 거주자(84.3%)일수록 이웃사촌의 의미를 더욱 낮게 평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 개인화 현상과 1인 가구 위주의 라이프스타일이 이웃과의 물리적·심적 거리감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다만 ‘우리 삶에서 이웃과의 원만한 관계가 중요한 편’이 60.8%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층이 높아질수록(20대 52.0%·30대 52.8%·40대 67.2%·50대 71.2%), 기혼 유자녀(70.5%), 단독주택 거주자(72.5%)의 경우 원만한 이웃 관계의 중요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또한 이웃에게 위급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기꺼이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응답은 86.2%, 위급 상황 발생 시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응답은 46.6%로 나타났다.

이웃과의 교류 의향은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편이나 ‘동네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82.3%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응답자의 경우 동네 친구가 필요하다는 인식(20대 87.2%·30대 80.8%·40대 81.6%·50대 79.6%)이 더 많았다. 한편 이웃들과 부대끼며 살던 예전 모습이 훨씬 낫다는 응답에 대해선 회의적인 태도(20대 30.8%·30대 34.0%·40대 39.6%·50대 46.4%)를 나타냈다.

현재 거주지를 선택한 이유(복수응답)로 ‘경제적 수준’은 35.2%, ‘직장과의 거리’ 27.8%로 나타났다. ‘교통 편리’가 46.8%, ‘조용한 생활을 누리기에 좋다’가 45.5%, ‘다양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 42.4%였다.

이밖에 지역사회 활동 참여는 27.7%로 이전보다 더욱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무관심 58.4%, 개인 시간 부족 49.8%, 공동체 의식의 결핍 37.8%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만약 자가 소유 주택이 있다면 동네에 대한 애착이 높아질 것 같다는 응답이 78.8%였다.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진 사회 현실 속에서 동네에 정을 붙이는 일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점점 우리 동네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76.6%로 나타났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