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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로 지지율 20%대에 갇혀 출범 100일을 맞는 윤석열정부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이준석 리스크’가 대두됐다. 13일 이 대표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돌이켜 보면 저야말로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팔았던 사람이었다”라며 “선거 과정 중 그 자괴감에 몇 번을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다”라며 윤 정부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윤핵관(윤석열핵심관계자)과 유사윤핵관의 실명까지 거론된 이 자리에서 이 대표에게 ‘체리따봉’을 주지 않았으며 뒷담을 했다는 윤 대통령실은 끝내 입을 다물었다.
보수 정치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가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을 가리켜 ‘이 XX 저 XX’라고 했다는 자신의 주장과 관련해 “소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윤핵관 호소인들이 저를 때리기 위해 들어오는 약간 지령 비슷한 역할을 한 것”이라고 저격을 이어나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나와 “그 사람들이 그걸 듣고 나서 ‘대통령이 이준석을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그러니까 재 때려도 되겠다’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가 들은 평가는 이것 아닌가. ‘100년 만에 나올 만한 당 대표’ 그리고 ‘XX’ 조합하면 ‘100년 만에 나올 만한 XX’라는 건가”라며 “준공개적인 자리 아닌가. 여럿이 있는, 나름 정당의 고위급 관계자가 있는 자리에서 그렇게 해버리면 그 사람들이 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라고 되물었다.
앞서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선당후사란 대통령 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 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여러분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다”라고 호소했는데, 관련 욕설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자 자신의 당시 억울함을 상술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파문에 윤 대통령을 비롯해 장제원, 권성동 의원 같은 윤핵관들은 침묵을 지켰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를 넘보는 중진들은 입을 모아 이 대표의 태도가 경솔하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은 개고기를 판 적도, 양의 얼굴 탈을 쓰지도 않았다”라며 이 대표를 정면 반박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같은 날 “영민한 머리, 현란한 논리와 말솜씨를 바르게 쓴다면 큰 정치인이 될 수 있을 텐데 하는 조그만 기대도 이제는 접어야 할 것 같다”라며 “이 대표에게 멈추라고 말한다. 어제 기자회견은 지나쳐도 많이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실명을 거론하며 다음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를 직접 요구한 이철규 의원은 13일 “국회의원은 유권자가 뽑는 거지 이준석이 뽑는 게 아니다”라며 “이준석이 누구를 어디 가라 뭐 하라 하나. 누가 이준석에게 그런 권한을 줬나”라고 되물었다. 계속해서 그는 “무소속으로 심판받아 국회의원이 된 나를 보고 어디로 가라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에 카운터파트너로 맹공을 이어온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이 대표의 ‘흑화’ 기자회견이었고 뚜껑을 여니 소문난 잔치에 진짜 먹을 것 없다”라며 “기대에 결코 어긋나지 않는 ‘즙짜기’. 아기 복어 박지현도 꿋꿋했는데 완전 구질구질하고 개망신(당한) ‘떼쓰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대표가 신청했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심리가 17일로 예정돼 있다. 가처분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16일로 예정된 비대위 출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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