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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법인의 적정의견 비율이 3년간 큰 변동 없이 97%대를 유지했다. 회계개혁 시행에 따른 엄격한 감사환경 조성으로 비적정의견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한 것이다. 계속기업 영위가 불확실하다고 기재된 회사는 소폭 줄었지만 자산 1000억원 미만의 소규모 기업이 다수를 차지해 상장폐지, 비적정의견을 받을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2021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상장법인 2428사 중 97.2%(2360사)가 감사의견에서 적정의견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년(97.0%)과 비교해 0.2%p 소폭 상승한 수준이다. 신(新)외부감사법을 시행한 2019년(97.2%) 이후 큰 폭의 변동 없이 3년간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
비적정의견은 68사였다. 전년(71사) 대비 3사 감소했다. 한정의견은 10사로 전년(6사) 대비 4사 증가, 의견거절은 58사로 전년(65사) 대비 7사 감소했다. 특히 의견거절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증가 추세였으나 2021회계연도에는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적정의견 사유는 감사범위제한(56사), 계속기업 불확실성(31사), 회계기준 위반(1사) 순이었다.
감사인 지정기업(주기적지정·직권지정)의 적정의견 비율(95.2%)은 자유수임 기업의 적정비율(98.7%)보다 3.5%p 낮은 수준이었다. 지정기업은 재무상황이 좋지 않아 감사위험이 높은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적정의견 비율이 자유수임기업보다 낮으나 그 차이는 2019회계연도 이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직권지정 기업(적정 92.2%)에 비해 재무상황이 좋아 감사위험이 높지 않은 주기적지정 기업(적정 99.3%)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자산규모별 적정의견 비율은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낮으며 1000억원 미만 상장법인의 적정의견 비율이 93.5%로 가장 낮았다.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내부통제 수준이 낮은 경우가 많아 비적정의견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은 “회계개혁(지정대상 확대, 내부회계관리제도 인증 강화 등) 시행에 따른 엄격한 감사환경 조성으로 비적정의견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는 일정부분 불식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앞으로도 회계개혁의 성과와 한계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과도한 부담요인은 개선하는 등 회계개혁이 안착될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감사보고서에 강조사항이 기재된 상장법인은 572사로 전기(630사) 대비 58사 감소했다. 강조사항이란 감사의견에 영향은 없지만 재무제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고 이용자의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아 감사인이 감사보고서에 기재한 사항을 말한다.
지난해와 유사하게 코로나19에 따른 영업환경 불확실성을 341사(제조업, 금융·보험, 서비스업, 도·소매업 등)에서 강조사항으로 기재했다. 전기재무제표 수정 기재는 지난해 주기적지정제, 감사인등록제 첫 시행에 따른 감사인 변경 증가로 인해 83사 증가했지만 올해에는 감사인 변경 감소 등의 영향으로 26사 감소했다.
금감원은 “회사는 재무제표 수정 등 회계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무제표 작성 관련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운영을 충실화 필요가 있다”면서 “상장법인의 재무제표 수정내역에 대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감리 등을 통한 엄정 조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적정의견 기업(2360사) 중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기재된 기업은 92사로 전기(105사) 대비 13사 감소했다. 자산규모별로 1000억원 미만 59사, 1000억~5000억원 28사, 5000억~2조원 4사, 2조원 이상 1사 순이었다.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기재된 기업이 이후 상장폐지 또는 비적정의견을 받은 비율은 13.3%로 미기재기업(2.1%)보다 약 6배 높았다.
금감원은 “재무상황 악화 등으로 계속기업 영위가 불확실하다고 기재된 회사는 자산 1000억원 미만의 소규모 기업이 다수다”며 “자산 규모가 작을수록 손실흡수능력이 취약해 계속기업 불확실성 기재 사례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기업 불확실성 기재 기업은 적정의견을 받았더라도 재무상황 및 영업환경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 향후 상장폐지되거나 비적정의견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견 회계법인 쏠림현상 일부 완화
Big4인 삼일·삼정·한영·안진회계법인은 상장법인 2428사 중 792사(32.6%)를 감사했으며 그 비중은 전기(31.0%) 대비 1.6%p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Big4의 상장법인 감사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올해에는 소폭 증가로 전환됐다. 중견 회계법인(Top 10 중 하위 6사)의 상장법인 감사비중은 31.2%로 지난해 11.3%p 증가했으나 올해는 4.8%p 감소했다.
분석대상 상장법인의 작년 말 시가총액은 2553조원으로 전기(2278조원) 대비 275조원(12.1%) 증가했다. Big4가 감사한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2171조원(85.0%)으로 그 비중은 전기(84.9%)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시가총액 기준 Big4 비중은 최근 5년간 감소추세이나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Big4의 감사품질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컸다.
Big4가 감사한 자산 2조원 이상 및 5000억~2조원 미만 대형 상장법인 비중은 각각 94.2%, 62.5%였다. 반면 자산 1000억~5000억원 및 1000억원 미만 중·소형 상장법인 비중은 각각 26.4%, 17.2%에 불과했다. 자산 5000억원 미만 중·소형 상장법인의 Non-Big4 선호경향은 지난해 심화(8.0%p)됐지만 올해는 소폭 둔화(-1.6%p)됐다.
금감원은 “최근 회계법인의 품질관리능력 향상 유도를 위해 감사인 지정제도를 보완 중이다”며 “향후에도 건전한 감사품질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철저한 감독과 알맞은 지원을 병행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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