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날두’ 홀란드, 갑부구단 맨시티FC의 한 풀어줄까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박병헌의 스포츠 세상

유럽축구 올해에도 천문학적인 돈거래
빅클럽의 러브콜 받던 홀란드 EPL 입성
무명 선수 아버지 지도로 슈퍼스타 성장

박병헌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8-18 08:46:27

유럽 프로축구 무대는 새로운 시즌을 앞둔 매년 6~7월이면 천문학적인 돈거래가 이뤄진다. 가히 ‘쩐의 전쟁’이라고 할 만하다. 스타급 선수를 이적시켜 차지하려는 유명 구단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구단간에 치열한 경쟁이 불붙으면서 선수들의 몸값은 끝없이 오르는게 현실이다.

맨시티, ‘쩐의 전쟁’에서 승리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갑부 구단인 맨체스터 시티FC와 첼시, 전통의 명문구단 리버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 프랑스 리그1의 파리 생제르망(PSG) 등이 ‘쩐의 전쟁’에서 큰 손으로 통한다.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온 특급 스타를 앞세워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적료는 곧 축구 선수들의 가치이며 자존심이다. 이적료가 높다는 것은 선수의 가치를 증명하는 척도임과 동시에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 이적료가 무섭게 삭감되는 철두철미한 프로의 세계다.

2017년 여름에는 브라질의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에서 PSG로 이적하면서 2억2200만유로(한화 약 2970억원)를 기록했으며,2018년에는 역시 브라질 출신인 필리페 쿠티뉴가 리버풀에서 바르셀로나로 옮기면서 1억2000만 유로의 이적료를 발생시켰다. 지난해에는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유소년 시절 포함해 21년간 몸담았던 바르셀로나와의 계약이 끝나면서 자유계약선수(FA)로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으며 PSG로 둥지를 옮겼다.거액의 이적료와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역시 공격수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바이킹의 후예’ 마침내 EPL 입성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터뜨린 선수가 나왔다.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의 기량을 합친 것 같다고 해서 ‘메날두’라는 별명을 가진 엘링 홀란드가 역시나 최대 이슈였다. 유럽 축구의 변방인 노르웨이 출신으로 올해 22살에 불과한 홀란드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에서 2년반 가량 활약하다 세계 최고의 축구 시장인 EPL에 마침내 입성했다. 모두가 탐내하던 바이킹의 후예가 영국 땅을 밟은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왕족으로 세계적인 갑부인 만수르가 소유하고 있는 맨시티에 지난 7월 입단하면서 8550만 파운드(한화 약 1342억원)의 이적료를 낳은 홀란드는 지난 7일 2022~23 EPL 개막전부터 2골을 터뜨려 EPL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득점왕 후보로 꼽히는 괴물 공격수다. 2차전에서도 1도움을 기록, 2게임 연속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홀란드는 연봉만해도 EPL 최고 수준인 주급 50만파운드(추정)나 된다. 홀란드가 입단하면서 맨시티의 정상급 공격수인 가브리엘 헤수스(브라질), 라힘 스털링(잉글랜드)이 밀려나 짐을 싸야 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의미하는 ‘9’번을 꿰찬 것은 그의 무게감을 말해준다.

전문가들 벌써부터 득점왕 후보 꼽아

홀란드가 195cm 88kg의 탁월한 신체조건을 갖춘데다 스피드마저 빼어나 영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득점왕 영순위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 공동 득점왕인 손흥민(토트넘 훗스퍼)과 모하메드 살라흐(이집트.리버풀)에게는 득점 경쟁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홀란드는 도르트문트에서 단 2시즌 반 활약하며 89경기에서 무려 86골을 터트려 분데스리가를 넘어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 골잡이로 통한다. 현재까지 A매치 등 공식 경기 183경기에서 138골을 터뜨려 오래전부터 빅 클럽의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아왔다.

타고난 신체 조건과 스피드 그리고 골 결정력까지 갖춘 홀란드가 치열한 스카우트 경쟁속에서 맨시티를 택한 이유는 딱 한가지였다. 아버지 알프잉 또한 과거 맨시티에서 수비수로 활약했기에 어려서부터 맨시티의 골수 팬이었고, 맨시티의 공격적인 스타일에 매료된 홀란드였다. 그는 아버지가 선수시절 영국 땅에서 태어났지만 엄연한 노르웨이인이다. 알프잉은 EPL에서 6년간 뛰었지만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무릅부상으로 일찍 그라운드를 떠났다. 하지만 자식 만큼은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내 꿈을 이룬 것이다.

‘축구 DNA’ 넘쳐 어려서부터 출중

홀란드에게는 ‘축구 DNA’가 넘쳐난다. 아버지의 엄격한 지도를 받으며 4살때부터 축구 공을 접한 홀란드는 덩치가 컸던 덕분에 서너살 많은 형들과 어울려 축구를 하면서도 군계일학으로 꼽혔다. 2017년 노르웨이 클럽인 브뤼네와 몰데를 거친 홀란드는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시절 황희찬(울버햄튼)과 투톱을 이뤄 한국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과거의 동지가 이번에는 적으로 만나게되는 셈이다.

세계적인 유명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지역 라이벌인 맨시티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 홀란드를 영입한 이유는 딱 한가지다. 맨유의 ‘떠들썩한 이웃’이라고 비아냥을 딛고 일어선 맨시티는 EPL에서는 근래들어 맨유를 압도하고 있다. 만수르가 인수한 이후 맨시티는 EPL에서 정상을 다섯번이나 차지했지만 아직 유럽무대를 제패하지는 못했다. 유럽 정복은 세계를 제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별들의 전쟁’이라는 유럽 챔피언스리그(UCL)에는 어느덧 단골이 되었지만 정상에는 2%가 부족한 맨시티였다. 팀 창단한지 140년이 넘은 맨시티가 홀란드를 앞세워 과연 유럽제패라는 야망과 숙원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박병헌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