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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기 다른 내부 파열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민의힘은 17일 이준석 전 대표가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과 관련해 법원에 신청한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맞아 이 전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사이에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는 모양새다.
16일 이 전 대표는 자신의 SNS에 “내일(17일) 가처분 신청 심문에 직접 가겠다”며 “나아갈 때는 앞에 서고 물러설 때는 뒤에 서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참모 뒤에 숨는 정치는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재신임된 것을 두고서도 같은날 SNS에서 “내부총질 문자와 체리따봉 받은 걸 노출해서 지지율 떨어지고 당의 비상 상황을 선언한 당대표 직무대행이 의총에서 재신임받는 아이러니”라며 “도대체 어디가 비상이었고 어디가 문제였고 누가 책임을 진 거냐.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만든 비상 상황에 대해서 당대표를 내치고 사태 종결이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달 26일 권 원내대표는 대정부 질문이 진행 중이던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 대통령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노출했다. 이날 카메라에 포착된 권 원내대표의 휴대전화 화면 속 메시지에는 윤 대통령이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17일 이 전 대표가 신청한 가처분에 대한 법원 심리 진행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같은날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결과를 예단하는 건 조심스럽지만 당 법률지원단 검토에서 우리 절차에 문제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국민의힘이 9일 의원총회와 전국위원회 의결을 통해 당의 지도체제를 비대위로 전환하자, 이 전 대표는 10일 국민의힘과 주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9일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며 비대위원으로 임명한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와 관련해서도 인사의 부적절함을 꼬집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로 있을 때 수사관을 한 분”이라며 “(윤 대통령과) 특수관계로 알려진 분이다. 윤핵관과 인연이 있는 분들이 물러나는 (비대위) 구성을 해야 했는데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주 전 후보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지난 광주시장 선거운동 과정 중에 윤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인연을 내세우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광주를 방문했을 때 안내를 맡은 것도 주 전 후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전 후보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그의 아들이 대통령실 6급 직원으로 일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실은 당시 주 전 후보의 아들의 채용이 논란이 되자 “주씨가 대선 경선 캠프에 참여해 인수위를 거쳐 현재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다. 자질과 역량이 충분히 검증됐고 신원조회 등 내부 임용과정을 거쳐 채용됐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7일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와 빚어진 여당 내부 갈등이 국정운영에도 부담되지 않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선거운동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어떤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본 적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주시기 바란다”며 여당 내홍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8·28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방탄’으로 불리며 논란을 불러왔던 당헌 제80조 1항의 개정을 두고 ‘친명계(친 이재명계)’와 ‘반명계(반 이재명계)’간 당내 계파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는 당헌 제80조 1항을 두고 기존 기소시 당직자 직무 정지 규정을 ‘하급심에서 금고 이상의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직무를 정지한다’는 내용으로 수정하기로 의결했지만 이후 해당 당헌 개정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비대위는 17일 오전 회의에서 당헌 제80조 1항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의결했다. 더 이상의 계파 갈등 확산을 막기 위한 비대위의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민주당 비대위는 당헌 제80조 3항을 ‘1항에도 불구하고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당무위원회에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수정·의결했다. 기존 조항에서 해당 결정의 주체를 윤리심판원에서 당무위원회로 수정한 것이다.
이날 신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정치보복이나 정치탄압 수사를 윤리심판원에서 판단하는 것이 맞느냐는 내부 고민이 있었다”며 “주체를 최고위로 할지, 당무위로 할지 고민도 있었지만 치열히 논의한 결과 최고위보다 조금 더 확장된 기구에서 결정하는 것이 국민이 보기에 공신력이 있으리라는 판단이 있었다”며 당헌 제80조 3항의 개정 배경을 밝혔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비대위의 이같은 절충안을 두고서 기존 강성 당원을 중심으로 당헌 개정 요구가 강하게 있었던 만큼 당내 갈등을 가라앉힐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오는 동시에 당내 계파갈등의 잔불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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