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해수면 30cm 상승, 이젠 피할 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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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그린란드 지질연구소 연구팀의 새로운 경고
“그린란드의 빙하 110조톤 녹아 바다로 흘러갈 것”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31 00:03:11

▲ 북 그린란드에서 빙하가 급속도로 녹으면서 지구 해수면이 30cm 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됐다. [사진=CNN 캡처]

그린란드 빙하가 급속히 녹으면서 지구 전체 해수면이 1피트(약 30cm) 가량 올라갈 운명을 피할 방법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3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덴마크·그린란드 지질연구소 연구팀은 전날 발행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면서 오늘날 인류가 지구온난화 주범인 탄소배출을 멈추더라도 해수면 상승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연구는 그린란드 빙하가 녹으면서 10인치(약 25cm)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이는 현재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진행된다고 본다. 즉, 세계 각국이 추진하는 탄소제로 정책의 노력과 무관하게 이미 예정된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연구팀이 예측하는 해수면 상승 수치는 지난 100년 동안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높아진 해수면 상승치와 거의 비슷하다. 해수 자체의 온도 상승으로 인한 팽창도 해수면 상승 요인에 포함된다.

연구팀은 그린란드와 주변의 빙하가 녹은 물이 해수면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충분히 확립된 이론’을 기반으로 그린란드 빙하의 약 3.3%에 해당하는 110조톤의 얼음이 녹아 해수로 흘러갈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빙하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해수 변화의 주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 텍사스-어스틴 대학의 쿠탈미스 세일람 연구원은 그린란드 빙하가 급속도로 녹는 현상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사진=CNN 캡처]

연구팀의 주요 저자인 덴마크·그린란드 지질연구소 소속 제이슨 복스 연구원은 빙하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21세기 동안 일어날 어떤 예측가능한 기후 패턴과 무관하게” (반드시)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빙하가 녹은 물은) 사실상 이미 강의 다리 아래에 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 저자들은 해수면 상승이 일어나는 시기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21세기 중에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올해 초 미국해양대기청에서 발표한 2022년 해수면상승보고서에 따르면 30년 후 미국의 해수면이 10~20인치(약 25~50cm)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이로 인해 만조 때 범람 횟수가 10배 이상 증가할뿐 아니라 내륙 깊숙한 곳까지 폭풍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아메리카에 위치한 덴마크령 그린란드는 이름과 다르게 육지가 수천 m 두께 빙하로 덮여있다. 만일 이 빙하가 모두 녹는다면 전 세계 해수면이 25피트(약 7.6m) 높아진다.

과학자들은 해수면 상승이 이처럼 높아진다면 이는 지구 각처에서 해수면이 똑같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지역은 오히려 내려가는 반면 다른 지역은 파멸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연구팀의 윌리엄 콜건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예를 들어 그린란드의 경우 빙하가 녹으면 빙하의 중력이 끌어들였던 바닷물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히 해수면이 낮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콜건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탐사연구 중 CNN과 인터뷰에서 “이 같은 변화속도가 매우 가팔라서 이에 대응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전했다.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가 시작되기 전 그린란드의 기온이 얼음이 어는 온도인 화씨 32도(섭씨 0도) 이하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1980년대 이후부터는 10년마다 기온이 화씨 1.5도씩 올라가고 있다. 이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보다 4배 빠른 속도다. 이대로 간다면 그린란드 기온이 언젠가는 영상으로 넘어가는 건 시간문제라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CNN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그린란드 북부지역에서 이상 고온현상으로 기온이 화씨 60도(섭씨 15.5도)를 기록해 빙하가 급속도로 녹아내렸다. 예년에 비하면 10도(섭씨로는 5도) 높은 기온이다.

미국 국립눈·얼음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올해 7월15일~17일 사흘간 그린란드에서 녹은 빙하량은 하루 평균 60억톤에 달한다. 이는 720만개의 올림픽 공식 수영장을 채우고도 남을 양이라고 센터는 밝혔다.

과학자들은 탄소제로 등이 즉각 실행되지 않는다면 이보다 훨씬 큰 규모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현상이 더 강력하고 빈번히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고 CNN은 전했다.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