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국방력 없이 자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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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강력한 국방력 없이 자유는 없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군사력이 필요한 시기
러시아, 중국, 북한 등과의 군사경쟁구도 속 핵무기 보유 불가피
백화점 나열식 무기도입이 아닌 강력한 전략자산 필요

박진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9-02 09:04:00

8월30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비에트 연방(소련) 대통령이 향년 9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는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을 펼치며 1989년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의 상징과도 같았던 베를린 장벽 붕괴 및 동·서독의 통일을 용인했고, 곧 이은 ‘몰타정상회담’을 통해 냉전 종식을 공식선언을 하는 등 공산주의 세력들로부터 비롯된 3차 세계대전과 핵전쟁의 위협을 종결시킨 인물이다.

인류 공동의 번영을 위해 노력했던 노년의 그에게, 그와는 정반대로 소련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푸틴이 주도한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며 어떠한 생각을 하며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을까?

벌써 6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스탈린의 데자뷔를 띠고 있는 푸틴의 돌발행동에 대한 우려와 침공 당한 우크라이나는 물론 온 인류에 경제적·안보적 악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올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던 순간의 우크라이나 군사력은 턱없이 열세였다. 정작 1991년 소련 해체 직후 독립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신생 독립국 우크라이나는 핵미사일 176기, 핵탄두 1800개 보유 등 세계 3위 수준의 핵무기 보유국이었으며 100만명 이상의 정규군을 보유하고 있던 군사강국이었다.

그러나 당시 열강들은 공산주의 제국의 급격한 몰락으로 혼란 속에서 신생국가인 우크라이나가 보유하고 있는 엄청난 양의 핵무기를 방치할 경우 안정적인 통제가 어렵다는 판단하에 ‘부다페스트 안전보장각서(Budapest memorandum)’를 체결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당초 핵무기 활성화 코드 보유 등 소련 소유의 핵무기 통제력을 인계받은 러시아에 반납하는 조건으로 크름반도 등의 항구적 소유권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조약이 아닌 각서였던 만큼 실질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영토를 보존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시간이 흐르고 푸틴의 야욕으로 2014년 크름반도를 빼앗겼으며 이제 우크라이나 전역은 물론 돈바스 지역의 분리 독립 차단과 크름반도 수복 등을 두고 양국 간 장기전 양상에 돌입했다.

주체사상을 신봉하며 인류 역사상 가장 악한 세력 중 하나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군사분계선을 수도인 서울에서 불과 몇십km 앞에 두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를 지척에 두고 있는 우리에게 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지금 우리는 무슨 각오를 해야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만 하는가?

동북아 군비경쟁에 있어 핵무기 보유는 불가피

정부는 내년도 국방예산으로 2022년 대비 4.6% 인상된 57조1268억원을 책정했다. 장기간의 코로나 팬데믹과 더불어 러시아의 전쟁 도발에 기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정부는 고강도 건전재정을 기조로 삼았으나, 북한의 도발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률을 높였다.

세부적으로 무기를 도입하는 방위력개선비는 17조179억원, 부대 운영을 위한 전력운영비는 40조1089억원이다. 전년 대비 2.0% 증가에 불가한 방위력개선비에 비해 전력운영비는 5.8%로 대폭 증가했다.

예산이 집중투자된 분야는 중고도정찰용무인기(1249억원), 패트리어트 2차 성능개량(1292억원) 등 북한 핵·미사일 대응 3축 체계 구축 사업이며 5조2549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특이한 점은 경함모 관련 예산을 전면 삭제한 것이다. 이미 올해 배정된 기본설계비 72억원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사실 밀리터리 매니아들이나 일부 군사평론가들이 경함모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과연 한반도 전장 환경과 미래전에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필요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되고 있는 무기체계이기 때문일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