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선점 글로벌 경쟁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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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시장은 벌써 ‘포스트 코로나·우크라 사태’로 빠르게 이동 중
尹정부 경제 성적표, 미래 먹거리 선점 글로벌 경쟁에 달려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9-04 19:30:17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치명적인 복병을 연이어 마주친 글로벌 경제가 아직도 미궁 속에서 헤매고 있다.

정세가 불안해지면 필연적으로 먹고살기 위한 아귀다툼이 더 극성을 벌인다. 절대 강자인 미·중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것도 여기서 기인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이에 유탄을 맞지 않으려는 상대적 약소국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위기가 한쪽에 기울어지지 않고 공평하다는 점이다. 이는 언젠가 도래할 기회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글로벌 질서의 대전환이 예고되고, 이 전환의 물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 윤곽이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온다는 것이다. 미래는 준비된 자의 몫이라는 점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인류의 삶에 대한 본질적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는 트렌드와 변하지 않는 본질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방식·가치·생각이 필연적으로 생겨났다. 기후 변화에서 기인하는 전염병을 비롯한 엄청난 재해가 일상화되면서 그간의 무절제와 방종에서 탈피하여 절제와 이성을 찾아가는 길을 열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지적 전쟁이라도 지구촌 전체에 미치는 파장은 엄청나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자원과 식량을 무기로 한 국가이기주의의 참모습이 여실히 노출되었으며, 이를 가진 국가와 가지지 못한 국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안보와 경제가 하나의 프레임으로 엮이면서 세계가 분열되는 디커플링이 극성을 부리고, 40여년 만의 신(新)냉전 기류가 거세게 몰아친다.

이러한 충격파로 세계 경제가 최악의 수렁을 경험하고 있으며, 깜깜한 터널 안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들린다. 코로나발(發) 디플레이션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발(發) 인플레이션을 거쳐 이제는 언제 경기가 되살아날지 모르는 심각한 ‘리세션(Recession, 경기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비관적이고 암울한 전망이 줄을 잇는다. 대부분의 경제 주체들이 손을 놓고 좋아질 날만을 기다린다.

그러나 때가 되어 시작한다면 이미 시장에는 ‘얼리버드(Early Bird)’들이 득실거릴 것이다. 약삭빠른 국가는 기업과 하나의 팀이 되어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고, 합종연횡을 통해 위협을 줄여 나간다.

한편으론 족쇄를 풀고 안방을 강화하는 진지 구축에 혈안이다. 큰 위기 다음에 오는 파이가 더 크다는 것을 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도 마지막 저점에 다다르고 있다. 소비·생산·투자가 최저점인 ‘트리플 마이너스’ 지경에 이르렀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충격이 절정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내부 요인보다 외부 악재가 원인이다.

다행히 먹구름이 하나씩 걷혀 가고 있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코로나가 팬데믹에서 엔데믹(일종의 풍토병)으로 전환되면서 미국 등 서구 선진국들의 빗장이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7개월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사태도 장기화에 따른 후유증으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 더는 확전의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국제 유가·원자재·곡물 가격이 빠르게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기도 하다.

한국이 가진 패 나쁘지 않아… 윤정부 성공·실패 여기서 판가름 날 것

최근 수년간 한국 경제에도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이 더 많았다. 글로벌 경제가 완전한 정상으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연말을 전후해 악재보다 호재가 더 커질 수 있는 징조가 엿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국가는 물론이고 기업 혹은 개인별로 현재보다 나아지는 데 걸리는 시간에 편차가 있을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미·중 간의 격돌이 상수(常數)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어진 게임의 룰 안에서 어떻게 이익을 찾아가느냐가 관건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쥔 패가 그리 나쁘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패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비정상적인 무리수를 두면 의외의 결과가 나타날 수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국 경제의 재도약 계기가 될 수 있지만 타이밍을 놓치면 정상에서 내려오는 일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향후 5년 내 미래 먹거리 선점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이 우위에 서면 다시 날개를 달게 된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특화시켜 우월적 초격차를 벌려야 한다. 에너지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재부상하고 있는 원전, 특히 차세대 소형원자로(SMR)의 우월적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증하고 있는 방산(防産) 시장에서도 첨단 무기를 수출하는 미국과 차별화된 무기로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 폴란드와 이집트에 이어 재무장을 서두르는 국가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배터리·첨단가전에 이어 농업·바이오 등에서도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 거시경제 지표 관리, 수출시장 관리, 제조업 생태계 보전 등에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 윤석열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미래 먹거리 부문에서 나올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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