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신임 트러스 총리 “감세·경제·에너지 관련 담대한 계획”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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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 대표로 선출… 총리직 자동 승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알현 뒤 정식 취임
러시아 방송 “트러스 당선은 영국에 재앙”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07 00:03:00

▲ 보수당 총리 최종 결선 투표에서 리즈 트러스에 패배한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왼쪽에서 두번째)이 5일(현지시간) 승리한 트러스가 연단에 오르는 것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AP/뉴시스]

영국을 이끌어갈 신임 총리에 40대 여성 리즈 트러스(47) 외무부 장관이 결정됐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영국 보수당은 대표를 뽑는 투표에서 트러스 장관이 8만1326표를 얻어 6만399표를 얻은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을 누르고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영국 보수당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당원 17만2437명을 대상으로 우편 및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다.

트러스 총리 내정자는 보리스 존슨 총리 뒤를 이어 보수당 대표로 선출됐으며 다수당 대표로서 총리직을 자동 승계한다.

신임 총리는 경제적·사회적 문제들이 산적한 영국의 미래를 이끌어가게 된다.

트러스 내정자는 이날 투표 결과가 발표된 뒤 행한 당선 연설에서 영국의 위기를 타개해나갈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감세와 경제성장, 그리고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한 “담대한 계획”을 약속했다.

수 주에 걸친 선거운동기간 동안 경쟁 후보였던 수낙 전 재무장관은 트러스 장관이 약속한 감세 정책은 경기후퇴를 장기화할 수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방역이 엄격하던 시기에 파티를 열어 소위 ‘파티게이트’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또 크리스 핀처 보수당 원내 부대표의 성추행 관련 부적절한 대응으로 내각이 줄줄이 사퇴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이에 존슨 총리는 7월7일 사임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트러스 총리 내정자는 6일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한 뒤 정식 취임한다.

영국에서 신임총리 임명은 의회의 개회선언과 함께 여왕의 주요 임무 중 하나다. 트러스 총리 내정자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임명하는 15번째 총리가 된다.

트러스 내정자는 영국에서 마가렛 대처(1979∼1990년 재임)와 테레사 메이(2016∼2019년 재임)에 이어 세 번째 여성 총리이며, 40대 젊은 총리로서는 2010년 44세에 취임한 데이비드 캐머런(2010~2016 재임)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 지도자들은 트러스의 총리 당선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비난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특히 러시아는 예상대로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러시아의 반(半)국영 다국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이 소유한 방송 NTV는 트러스의 총리 당선은 영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러스 내정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주도해왔다.

프랑스에서는 트러스 내정자를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대처 수상과 비교해 ‘쇠 풍향계’라는 별명을 붙였다. 트러스가 브렉시트에 대한 입장을 번복한 것을 두고 비꼬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반면, 공개적으로 축하를 보낸 첫 지도자는 올라프 숄츠 독일 연방총리였다. 그는 영어로 “이 어려운 시기에 영국과 독일이 파트너와 친구로서 협력해나갈 것이다”고 썼다.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