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수소 연료탱크 핵심소재에 ‘나일론’ 활용… “가볍고 튼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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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티앤씨, 라이너 소재용 나일론 개발 성공… 국내 기업 최초
기존 소재 대비 70% 가벼워… 수소의 급격한 온도차에도 ‘거뜬’
‘수소 공급-저장’ 가치사슬 완성… 2030년 2700억원 자급 효과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07 17:47:46

▲ 지난달 열린 수소전문전시회 H2 MEET에서 효성티앤씨가 국내 기업 최초 독자기술로 개발한 수소차 연료탱크의 라이너 소재용 나일론 수지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효성티앤씨 제공]

합성섬유의 신화를 이끌어 의류의 역사를 바꿨다고 평가받는 나일론 소재가 수소 에너지 산업에서도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핵심 소재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7일 효성티앤씨는 국내 기업 최초 독자기술로 수소차 연료탱크의 라이너 소재용 나일론을 개발 및 활용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라이너는 연료 탱크의 내부 용기로 수소를 저장하고 누출을 방지하는데 필요한 핵심 부품이다.

효성티앤씨의 나일론 소재는 기존 금속 및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라이너 소재보다 가볍고, 가스차단 및 충격에도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효성티앤씨에 따르면 이 나일론 소재는 기존 금속 소재 대비 70%, HDPE 소재 대비 50% 가벼운 데다, 수소 가스의 누출을 막는 가스차단성도 기존 금속 소재 대비 30% 이상, HDPE 소재 대비 5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금속 소재의 라이너는 무겁고 장기간 수소에 노출될 경우 깨질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HDPE 소재 라이너는 400bar 수준의 고압용기로 사용될 순 있지만 일반적인 수소전기차가 요구하는 700bar의 압력을 견디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일론 소재를 활용할 경우 수소 흡수력과 통기력이 낮아 이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효성티앤씨의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일종의 수소용기인 라이너는 수소의 잦은 충전과 방전에 따른 급격한 온도차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하는데 나일론 소재는 -40도에서 85도까지 견디는 등 운도차에 따른 내충격성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개발 성공으로 효성티앤시는 2030년까지 연간 약 2700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를 예상했다. 나일론 소재의 라이너 시장에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효성티앤씨가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확대하는 수소시장에 따라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거라는 예측인 셈이다.

실제로 수소시장 전문조사기관인 H2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부터 유럽의 주요 도심지역의 내연기관트럭 운행이 제한되는 등 글로벌 수소차 시장이 본격 성장해 2030년에는 연간 수소차 생산대수가 105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 수소전기차를 포함해 드론, 선박,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다양한 수소 모빌리티가 등장하면서 시장은 더 확대될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수소용기용 라이너 소재로 나일론도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효성은 액화수소 플랜트 건립과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한 바 있고, 국내 1위 수준의 수소충전소 공급력을 갖추고 있어 이번 개발 성공을 통해 수소의 생산과 더불어 저장과 활용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확보한 셈이다.

향후 효성티앤씨는 수소연료탱크 제조업체 및 완성차 업체와 협력해 상용 테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60도부터 90도까지 내온 및 내충격성 범위를 넓혀 라이너 소재로 나일론 적용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조현준 효성티앤씨 회장은 “나일론 라이너 소재 개발은 사양산업으로 치부된 섬유 산업에서도 기술력을 갖춘다면 첨단 수소 산업의 핵심 소재로 탈바꿈하는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알린 셈”이라며 “오랜 기간 쌓아온 첨단 소재와 섬유의 기술력으로 미래 친환경 에너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