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 78.4%… 8년여 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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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유행 2년 반 새 12.8%p ↑
신규 대출자 변동금리 선호 경향
“금리상승기, 고정금리가 더 유리”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12 13:44:10

세계 각국의 통화 긴축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추가 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졌지만 우리나라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7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8.4%를 차지했다. 이는 2014년 3월(78.6%)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비중이다.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국내에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1월(65.6%)과 비교하면 2년 반 새 12.8%p 늘었다.

변동금리 대출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마다 이자 부담이 커진다. 그런데도 차주들이 변동금리를 선호하는 것은 눈앞의 금리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070~6.330%,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4.450~6.426%다. 보통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은 데다 최근 혼합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고정금리의 상·하단을 더 높였다.

신규 대출자들의 변동금리 선호 경향도 계속되고 있다. 7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신규취급액의 82.2%가 변동금리였다. 이는 6월(81.6%)보다 0.6%p 더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출받는 시점의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더라도,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현재의 고정금리가 몇 달 후의 변동금리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간 기준금리를 총 2.0%p 올렸다. 한은이 지난해 9월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바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2.0%p 인상될 때 차주 1인당 이자 부담은 연간 128만8000원 불어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6월에 “우리나라의 경우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기 때문에 가계 이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통위원들과 적절한 조합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려한 바 있다.

정부와 한은은 앞으로 2년 동안 변동금리 비중을 낮추기 위해 45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할 예정이다.

안심전환대출은 시중은행에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주택금융공사가 지원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정부는 안심전환대출 사업으로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이 72.7%까지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신청은 오는 15일 시작된다.

이밖에 정부는 변동금리의 상승 폭을 제한하는 ‘금리상한형 특약’을 시행하고 있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차주가 금리상한형 특약에 가입하면 대출금리 상승 폭이 연간 0.45~0.75%p로 제한된다. 단, 특약에 들기 위해선 소정의 가입비를 내야한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