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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병 중에도 경기도 김포에 근무한 방위는 특별히 대한민국 KGB(김포·지역·방위의 영문 머리글자)로 불렸다. KGB는 지역 특성상 해병대 제2사단과 한 부대에 근무해 기강이 센 만큼 자부심은 컸다. 군부대가 없는 도시의 방위병은 예비군무기고·예비군중대·시군구청·읍면동사무소에서 병무행정 보조업무를 수행했다.
1995년 방위병제도가 없어진 뒤 북한군이 두려워하는 세력으로 새롭게 떠오른 부류는 중학교 2학년생들이다. 부모도 교사도 감당 못할 정도로 질풍노도의 사춘기 절정인 중학 2학년이 두려워 인민군이 남침을 못 하고 있다는 미확인 소식이 널리 돌아다녔다. 수년 전 중학교에 ‘진로지도’ 특강을 나가면 외부 강사들은 중2 수업만은 극구 피하려는 경우가 많았다.
마침 중학생 자녀가 있던 필자는 일부러 중2를 맡곤 했다. “괜찮겠느냐” “감당하겠느냐”는 교장 선생님의 우려를 뒤로하고 두 시간을 아무 사고(?) 없이 깔끔하게 강의를 마치면 찬사가 이어지곤 했다. 수업 후 차담 시간에 “비결을 알려 달라”는 질문은 기본이다. 나의 답변은 명료하다. “가르치려 말고 함께 놀아주면 된다.” 물론 말이 쉽지 실제는 어렵다. 그래서 비법을 공개한다.
수업이 시작되면 제안을 한다. 혹시 나랑 2시간 동안 눈 맞추기 싫은 친구나, 나보다 옆 자리 친구랑 대화하는 게 좋은 친구는 손 들어보라고 제안한다. 손을 들면 내보내고 수업을 시작하면 된다. 특강 중간에 딴 짓하는 친구 두세 번만 지적하면 한두 시간은 거저 간다. 중간 중간 유머 코드를 넣는 것 등은 노하우다.
빼놓지 않는 마지막 질문은 따로 있다. 심청이 눈 먼 아버지를 위해 ‘목숨’을 내놓은 나이가 몇 살이지 묻는다. “여러분과 같은 열다섯 살.” 중학생도 우리의 과거이자 미래다. 조정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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