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대기업, 코로나19에도 M&A에 15조원 이상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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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코어, 353개 대기업 M&A 현황 분석… SK에코플랜트 1위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대기업 M&A 투자액 69조원 육박
상반기 기준 투자액, 2019년보다 3조원·2020년보다 2조원 많아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14 16:49:27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경기침체를 불러왔음에도 오히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M&A(기업결합)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에만 15억원이 넘는 금액이 M&A에 투입됐으며, 코로나19 이후로 두드러진 증가세를 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500대 기업 중 올해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53개 기업을 대상으로 M&A 현황을 조사한 결과, 상반기에만 총 87건이 이뤄졌으며 투자금액은 15조35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M&A 투자 금액은 2019년 연간 투자 금액(11조9611억원)보다 3조746억원(25.7%)이 많았고, 2020년 연간 투자 금액(12조6729억원)과 비교해도 2조3628억원(18.6%)이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연간 M&A 투자 금액(29조3263억원)의 51.3% 수준에 해당한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대형 딜인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문 인수(10조4124억원)를 제외하면 79.5% 수준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대목은 코로나19 발생 이후로 대기업의 M&A 투자 금액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M&A를 통해 신규 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투자 금액도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M&A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기업은 SK에코플랜트로 총 4건, 2조598억원을 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SK에코플랜트는 싱가포르의 전기·전자 폐기물기업 TES를 1조3699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삼강엠앤티(3426억원), 클렌코(2151억원), 제이에이그린(1322억원) 등도 인수해 1위의 자리에 올랐다. 이들 중 삼강엠앤티를 제외한 3개사는 모두 폐기물 처리 기업이다.

이어 DL케미칼과 대한항공이 1조원 잇아을 투입하며 ‘톱3’에 이름을 올렸다. DL케미칼은 고부가스페셜티제품 라인업 강화를 위해 미국의 화학회사인 크레이튼을 1조8643억원에 인수해 M&A 투자 규모 2위에 올랐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점이 올해로 연기되면서 M&A 투자 규모 톱3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1조8000억원을 집행했다.

이밖에 CJ ENM(9337억원), 현대백화점(8890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8011억원), 고려아연(7661억원), LX인터내셔널(7021억원), SK하이닉스(5758억원), SK(4535억원) 순으로 M&A 투자 금액이 많았다.

M&A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카카오로, 2040억원 규모로 총 13곳을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SK에코플랜트·LX인터내셔널·SK·네이버는 각각 4곳을 인수해 카카오의 뒤를 쫓았고, KG케미칼과 SD바이오센서는 각각 3곳을 인수해 다음 순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건설 및 건자재 기업의 M&A 투자 금액이 2조777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석유화학(2조5936억원)·유통(2조5049억원)·운송(1조8000억원)·상사(1조5032억원)·서비스(1조3541억원) 순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76개 기업집단을 기준으로 보면 SK그룹이 올해 상반기 10건의 M&A에 3조1004억원을 투자해 가장 많은 금액을 사용한 그룹으로 기록됐다. 이어 △DL그룹(1조8643억원·1건) △한진그룹(1조8000억원·1건) △포스코그룹(1조1068억원·2건)도 1조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SK그룹은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42건의 M&A에 19조6868억원을 들여 가장 적극적으로 M&A에 투자하는 그룹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올해 상반기까지 조사 대상 대기업들은 총 447건의 M&A를 진행했으며, 투자금액은 68조99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