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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77세 주민이 야생 캥거루를 붙잡아 애완용으로 길들이려다 변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캥거루한테 맞아 사망한 사례가 1936년 이후 처음이라니 흔한 일이 아니라서 외신이 관심을 가진 듯하다. 당시에도 38세 남성은 캥거루의 공격을 받은 반려견을 구하려다 턱뼈가 부러져 수개월 앓다가 사망했다. 호주 동물구조단체 직원 말대로 “캥거루는 귀여운 동물이 아니라 야생동물일 뿐”이다.
캥거루가 사람을 해친 사례는 드물게 보고돼 왔다. 7월에는 퀸즐랜드주에서 67세 여성이 뒷발에 채여 다리가 부러졌고,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세 살배기 여자아이가 머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캥거루 쇼로 쏠쏠하게 돈을 번 장사꾼은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사람과 캥거루가 싸운다면 이길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웹에 호주백서를 연재하는 균삼 씨는 “먹이를 주려고 다가가던 관광객을 공격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면서 “캥거루가 위협하면 재빨리 도망가라”고 충고했다.
다 성장한 캥거루는 체중이 35~90kg까지 편차가 다양하지만, 순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근육질로 무장한 장사다. 캥거루끼리 싸우는 장면을 보면 권투선수 홍수환이 4전5기로 상대를 눕힐 때처럼 저돌적이다. 꼬리로 체중을 지탱한 채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앞발로 상대를 잡고 뒷다리로 걷어차는 게 주특기다. 뒷발차기에 한 방 맞으면 웬만한 사람은 뼈가 남아날 수가 없다. “두 발로 서는 인간의 자세가 캥거루에게는 도전처럼 받아들여진다”는 전문가의 말을 명심해야 한다.
호주에는 캥거루가 4500만마리 서식한다. 인구 2500만명보다 1.5배나 많다. 호주인들에게 캥거루는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쇠고기와 비슷한 캥거루 고기는 스테이크나 소시지·미트볼·육포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돼 유통되고 있다. 지방 함량이 1~2%로 낮은 대신 냄새가 고약해 한국인 식성과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균심 씨는 ‘벌칙 음식으로는 최고’라고 비(非)추천한다.
우리나라에는 다른 형태의 캥거루가 있다. 바로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어 사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캥거루족이다. ‘기생(寄生·parasite) 독신’ 말이다. 강창희 연금교육포럼 대표는 노후를 설계할 때 가장 큰 문제가 ‘자녀 리스크’라며 그중 캥거루족 자녀를 꼽았다. 호주나 한국이나 ‘캥거루’가 문제다. 조정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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