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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신문사가 있는 청담동을 위시한 서울 강남구 일대는 한때 온갖 ‘족(族)’들이 출몰했다. 1970~80년대 가장 먼저 오렌지족이 나타났다. 부모의 넉넉한 경제력 덕으로 실력과 무관하게 외국 유학을 다녀와 해외 명품을 즐겨 사고 유흥을 즐기는 등 향락적 소비문화에 익숙한 세대를 일컫는다. 주로 강남 개발로 탄생한 졸부가 부를 과시하기 위해 자녀가 흥청망청 살도록 방치해 생겨났다.
왜 하필이면 ‘오렌지(Orange)’를 ‘족’ 앞에 붙였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이들이 카페에 죽치고 앉아있다 마음에 드는 이성이 나타나면 오렌지 주스를 건넸다는 데에서 붙여졌다는 견해가 가장 우세하다. 이어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이성을 유혹할 때 오렌지를 들고 있었다는 설과 수입 과일인 오렌지와 해외 명품을 소비하는 모습이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도 그럴 듯하다.
오렌지족이 좀 더 진화해 나타난 새로운 종족이 ‘야타족’이다. 1990년대 스포츠카 같은 고급 승용차를 몰고 압구정동이나 홍대 입구 거리를 배회하던 오렌지족이 길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을 발견하면 차를 세우고 ‘야! (차에) 타!’ 하며 유혹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하무인에 자기중심적인 오렌지족의 데이트 신청 방식을 비꼬는 풍자적 의미가 들어 있다.
전 국민 ‘1인 1승용차’ 시대가 도래하며 야타족은 자연스레 사라졌다. 반면 1997년 불어 닥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엔 ‘예타’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예비타당성조사의 약어인 예타는 재정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개발 사업에 대해 우선순위와 적정 투자 시기, 재원 조달방법 등 타당성을 검증하도록 하는 제도다. 경제식민지에 해당하는 국제통화기금(IMF) 지배하에 우리 경제가 침체되면서 재정과 공공부문의 효율성·투명성 제고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탄생했다.
예타 평가 항목은 경제성(35~50%)·정책성(25~40%)·지역균형발전(25~35%) 등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하면 예타 제도로 2019년 기준 정부 예산이 141조원이나 절감됐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들어 가덕도신공항을 비롯해 149개가 예타를 면제받아 재정 120조1000억원을 쏟아 부었다. 이명박정부(61조1000억원)의 2배, 박근혜정부(25조원)의 4.8배에 달했다. 윤석열정부가 ‘묻지 마’ 예타 면제를 없앤다 하니 지켜보겠다. 조정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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