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원칙’을 ‘야당 탄압’이라는 민주당의 궤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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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이재명 당대표 검찰기소와 야권의 사법정쟁화

장혜원 정치사회부 차장대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19 00:02:30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8일 기소했다. 제1 야당 대표이자 대선 후보 출신의 거물 정치인이 이 같은 사유로 재판에 넘겨진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 대표가 숨진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성남시장이 되기 전부터 알았고, 김 처장으로부터 대장동 사업 관련 보고를 수차례 받았다고 적시했다. 대장동 사업 관련자로 참고인 조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김 처장을 이 대표가 모른 척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이 대표는 “시장 재직 때는 몰랐고, 도지사가 돼서 재판받을 때야 ‘이 사람’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지난해 12월 SBS 인터뷰에서 밝혔다. 고인의 아들은 ”8년간 충성을 다해 봉사한 아버지 죽음 앞에 애도 한 번 하지 않았다“고 오열의 기자회견을 열고, 정황자료를 직접 공개했다.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함께 출장을 가서 찍은 사진과 함께 골프를 쳤고 표창장을 수여했다는 것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김 전 처장은 ‘하위 직원이었다’는 모호한 입장을 내놨을 뿐 끝내 김 처장을 외면했다.

이 대표는 거듭된 검찰의 서면조사에도 응하지 않았다. 검찰출석을 요청받고 뒤늦게 서면답변서를 제출하며 ‘야당탄압’이라는 다소 황당한 태도를 보였다. 본인이 결백하다면, 검찰 기소에 적법하게 대응하고, 재판에 넘겨졌으면 절차에 따라 법정에 선 후 무죄를 입증하고 정부와 여당의 책임을 묻는 정공법을 택해야 할 것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즉각 여론전에 나섰다. 당을 비상체제로 전환하고 정부와 여당에 전면전을 예고했다. ‘사법 독재’ 프레임을 씌우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하며 맹공에 나서기 시작했다.

친이계의 우두머리격인 박홍근 원내대표는 “역사상 유례없는 정치 기소”라고 각을 세웠고, 박찬대 최고위원은 “국민적 저항을 받을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 탄핵까지 시사했다. 민주당 의원 10여명은 서울중앙지검을 항의 방문해 “야당탄압용 수사”라고 공개항의까지 했다. 이 대표 기소에 ‘탄핵 맞불’까지 놓으면서 정치공작으로 몰아가는 모양새다.

연장선 상에서 통과 가능성이 전무하다시피하다는 ‘김건희 특검법’을 당론으로 발의하고 밀어붙이는 것도 사실상 ‘검찰 수사’ 초점의 방향을 돌리려는 꼼수로 보인다. 야권은 심지어 문재인정부에서부터 시작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조사를 두고 윤석열정부가 장악한 ‘검찰’이 봐 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전과 4범인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성남FC 후원금·변호사비 대납 등 10여 건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대표가 벌금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 또는 징역형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을 상실해 의원직은 물론 차기 대선 출마도 불가능하게 된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자신에 대한 수사를 ‘탄압’으로 규정, 수사기관의 출석요구를 거부하고 맞불작전을 펼 것으로 관측된다.

대선 정국부터 고발전이 난무했기에 그의 이 같은 소송전은 사실상 예고된 미래였다. 이 대표는 민주당 텃밭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고 당 대표를 꿰차고 당헌까지 개정하여 ‘방탄 논란’을 부추겼다.

최근 윤석열대통령을 고발한 민주당은 15일 문 정부의 각종 사안을 감사 중인 감사원에 대해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헌법에 명시된 감사기능마저 정쟁화했다는 비판도 들린다. ‘문 정부 방탄 입법’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정치권이 이처럼 국민과 멀어지고 있는 사이에 파탄난 민생은 ‘글자’만 남은 빈껍데기가 되고 말았다.

장혜원 정치사회부 차장대우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