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형제 도시 수원·화성과 경기남부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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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18 21:46:59

이재준 경기도 수원시장이 18일 ‘수원시와 화성시, 우리는 함께입니다’란 제목으로 자신의 사회관계망(SNS)에 글을 올렸다. 전날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에서 열린 화성 뱃놀이축제 개막행사에 나란히 앉아 개막식을 마친 뒤였다.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수원과 화성이 한 뿌리임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시장은 이날 자신의 글에서도 “삼국시대부터 쭉 함께한 정조의 문화를 품은 도시 수원과 화성, 우리는 이웃을 넘어 한 뿌리를 나눈 ‘형제도시’”라고 언급했다. 최근 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을 싸고 일견 수원시와 화성시 간에 갈등이 있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막상 뿌리를 들여다보면 그리 맘 고생할 사이도 아닌 듯하다.

현재 우리나라 행정구역을 보면 서울특별시와 세종특별자치시 그리고 일반 광역 도(道)를 제외한 광역시는 6개다. 부산광역시는 1963년 1월1일부로 직할시 승격됐고, 인천과 대구는 1981년 7월1일부로 승격됐다. 이들 광역시들을 보면 모두 인근 군과 통합하거나 광역화하면서 승격됐다. 부산시가 당초 동래군만 흡수한데이어 1995년 광역시제(制)로 개편하면서는 기장과 김해군 일부를 병합하며 거대 도시로서의 체제를 갖췄다.

대구시 역시 대구를 에워싸고 있던 달성군을 편입, 대구광역시 달성군 체제로 개편했다. 후발 광주직할시와 대전직할시 그리고 마지막으로 승격된 울산광역시도 각각 인근의 광산군·대덕군·울주군을 합해 승격했다. 자치행정체제뿐만 아니라 인근 생활경제권을 고려해서다.

이후로는 광역시를 만들지 않는 암묵적 방침에 따라 함께 추진했던 전주시나 수원시가 조금은 억울한 면도 있으나 이후 수원시는 특례시로 승격했다. 그리고 인구 90만명에 육박한 화성시 역시 머지않아 특례시 승격을 바라보는 입장이 됐다. 경기도내 최대 면적을 자랑하는 화성시는 성장잠재력면에서도 가히 여타 기초자치단체 수준을 능가한다. 얼마전 정명근 화성시장이 간부회의에서 “이제는 화성시도 특례시를 대비하는 행정체제로 (세련되게) 혁신해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수원에 새로 온 이들이 의문을 갖곤 하는 게 있다. 수원시에 수원화성(水原華城)이 있고 화성시의 한자 이름도 ‘華城(화성)’이지 않느냐 것이다. 수원화성(水原華城)을 수원성 또는 화성(華城)이라고도 부르고, 화성이 화성시에 없고 수원시에 있다. 나무위키 설명에 따르면 시와 군이 분리될 경우 특히 그 군의 전통적인 중심지가 분리될 경우 지명으로 시 지역과 군 지역의 동질성을 나타내는 것이 관행이었다.

수원과 화성도 그렇다. 이들은 같은 고을로 수원화성 축조 전까지 수원부(府)의 원래 읍치(邑治·고을 소재지)는 현재의 화성시 화산동(안녕동) 일대였다.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원을 조성하면서(현재의 융릉) 기존 읍치를 밀어버리고 수원화성을 축조해 읍치를 이전했다.

수원부의 진산(鎭山)인 ‘화산(花山·華山)’은 수원 고을의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를 본따 이 성의 이름을 ‘화성(華城)’이라 짓게 된 것인데, 지금 생각하면 1997년 울산광역시 승격 때 수원과 화성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한 나머지 그때 이들을 통합해 광역시로 승격시키지 못한 채 ‘형제의 도시’를 갈라놓은 당시 정치권과 정부 측의 단견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아쉽지만 이재준 수원시장의 말대로 두 도시가 상생 발전하고 함께 만들어가야 할 부분은 여전히 많다.

강재규 기자 jk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