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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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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갈등 시대다. 예전에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고부(姑婦)갈등 하나만으로도 TV 드라마 소재를 1년 내내 채울 정도로 불멸의 주제다. 하지만 요즘은 장모와 사위의 대립을 뜻하는 장서(丈壻)갈등도 심심찮게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물론 이미 오래 전부터 사회문제가 된 성별(젠더)갈등·세대갈등·노사갈등·노노갈등·지역갈등·종교갈등·빈부갈등 등 온갖 갈등이 호시탐탐 싸움과 대립을 준비하고 있다.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다. 지구촌 패권과 무역·대만 문제 등을 놓고 벌이는 미·중 갈등을 비롯해 지금도 전쟁을 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영토 갈등, 한국과 일본의 끝없는 과거사·독도영유권 갈등, 북한과 일본의 납치자 갈등, 남북한 간의 체제·이념 갈등은 물론 남한 내에서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의 여야 갈등, 국민의힘 당내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 등 양태는 무궁무진하다.
지난해 영국 킹스칼리지가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갈등지수 세계 1위다. 28개국 시민 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빈부격차·지지정당·정치이념 등 12개 갈등 항목에 대해 조사한 결과 7개항목에서 ‘심각하다’는 답변이 나왔다. 특히 빈부격차에 따른 갈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이 91%에 달해 국제평균인 74%를 크게 웃돌았다. 성별·나이 갈등지수도 80% 가까이 나와 40%대인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갈등은 물론 당장은 개인이나 조직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되지만 멀리 봐선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메기론에서 보듯 누군가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본능은 더 빛을 발한다. 한국과 일본, 남북한도 서로 대립·갈등하는 체제 속에서 서로 국력을 키워 나름 세계 수위의 군사·경제·문화 대국으로 성장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갈등 해결의 비법은 의외로 ‘갈등(葛藤)’이라는 한자 용어 안에 숨어 있다. 갈등은 ‘칡나무 갈(葛)’ 자와 ‘등나무 등(藤)’ 자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말이다. 둘 다 덩굴 식물인 칡나무와 등나무는 스스로 바로 서지 못하고 다른 나무나 기둥을 타고 올라가며 자란다. 흥미로운 것은 칡나무는 오른쪽 방향으로 감고 올라가고 등나무는 왼쪽 방향으로 감고 올라간다. 따라서 한 번 얽히면 쉽게 풀리지 않는다. 갈과 등의 얽힘은 대립·충돌로도 보이지만 서로 의지하는 강력한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조정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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