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받지 못한 한국’… 글로벌 기업 “아시아 거점, 한국에 안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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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글로벌 기업 아시아 거점 결정요인 분석 및 한국 유치전략’ 보고서
한국, 아시아 거점 후보지 1순위 고려 비중 3.3%… 주요국 중 5위에 불과
“영어 구사력·고용여건 개선해야… 조세제도 개선·인센티브 강화도 필요”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25 18:15:07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 반면 아시아 지역본부 소재지로 한국을 고르기는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무역협회(무협)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거점 결정요인 분석 및 한국의 유치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을 둘러싼 통상환경 및 공급망 재편과 코로나19 확산 등이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지역본부 이전 동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지역본부를 설립하는 이유는 수출 증대를 비롯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요 지역에 거점을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시아에 지역본부가 있는 글로벌 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거점 후보지로 한국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비중은 3.3%에 불과했다. 이는 싱가포르, 일본, 홍콩, 중국에 이어 5위에 불과한 수치로, 1위인 싱가포르가 32.7%의 비중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이 향후 아시아 지역본부 유치를 위해 △영어 소통능력 △고용 여건 △조세제도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무협에 따르면 한국은 영어 구사력이 전 세계 63개국 중 52위에 불과했고, 외국 인력 고용 용이성에서도 전 세계 141개국 중 100위, 조세경쟁력은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37개국 중 26위에 그쳤다. 이는 대부분 하위권을 기록한 수치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본부 유치 확대를 위해선 영어 소통능력을 향상시키고 조세제도 및 노동시장 포함 고용여건 개선 등 기업·생활환경 전반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주력 제조업 생산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스타트업을 유치하면서도 산·학·연 협력 강화를 통해 산업혁신 환경 조선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가 차원에서도 소프트파워 활용, 정보제공 실효성 제고 등으로 우리의 비즈니스 환경과 인적자원에 대해 조직적인 홍보도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양지원 무협 연구원은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해 조세지원 등 강력한 유인책을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영어 소통역량이나 노동시장 조건 개선 등의 비즈니스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며 “특히 투자유치 단계뿐만 아니라 이미 한국에 진출한 업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끌어내도록 제도 지원을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