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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히잡 미착용 여성의 의문사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란 31개 주(州) 전 지역으로 확대되며 온라인에서도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러자 이란 정부는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이란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와 인터넷을 차단시켰다.
이란 최대 이동통신사인 MCI가 오프라인화되면서 이란 대부분 지역에서 인터넷이 통제됐는데, MCI에 가입한 6000만명(이란 전체 인구의 69%)이 이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
메타(Meta)가 소유하고 있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사용하는 이란인은 수백만명에 달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란 당국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포함해 몇몇 플랫폼을 차단한 이후 두 앱의 인기는 점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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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아미니의 의문사 이후 시위가 전국적으로 발발하자 이란 정부는 수차례 인터넷을 통제하며 텔레그램, 유튜브, 틱톡도 주기적으로 폐쇄했다. 외신은 이란이 SNS를 차단한 실제 목적은 최근 시위 현장을 담은 영상과 뉴스, 경찰의 진압 모습이 이란 국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인스타그램 CEO 아담 모세리는 “현재 이란은 온라인 앱과 서비스의 연결이 차단됐다”며 “하루 빨리 이란인들의 온라인 접근 권한이 회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메타가 사용자들의 인터넷을 차단하는데 공모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메타에는 메타가 규정하는 온라인 게시물 규칙을 위반하는 콘텐츠가 없는지 업로드물을 감시하고 제거하는 관리팀이 있는데 페르시아어 콘텐츠를 관리하는 검토팀도 별도로 존재한다. 만일 메타의 커뮤니티 기준을 어기는 콘텐츠가 포스팅 될 경우, 사용자들에 의해 신고를 받는 등 절차를 거친 후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다.
일부 이란인들은 메타가 현재 시위를 지원하는 콘텐츠를 차단했다고 증거를 공유했다.
또 일부는 왓츠앱 계정에 접근 불가는 물론 VPN과 프록시 서버 사용 시에도 접근이 불가하다고 보고했다. VPN(Virtual Private Network)은 인터넷 연결과 온라인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서비스인 ‘가상 사설망’을 의미한다. 가상 사설망은 데이터를 위해 암호화된 터널을 생성하고 IP 주소를 숨김으로써 온라인 신원을 보호한다.
프록시 서버(Proxy server)란 서버를 통해 다른 네트워크 서비스에 간접적으로 접속할 수 있게 하는 컴퓨터 시스템이나 응용프로그램을 말한다. 프록시 서버 사용 시 실제 IP 주소를 숨길 수 있어 정부의 감시를 회피할 수 있다.
이란에서 일반적으로 웹사이트 접근은 이란 정부에 의해 철저히 제한되어 왔다. VPN을 통해서만 해외 웹사이트의 검열되지 않은 콘텐츠로 접근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인터넷 통제 수준은 이전과 차원이 다르다. 주로 이란 최대 이동통신사인 MCI가 오프라인화되면서 이란 전역 대부분의 인터넷이 통제됐는데 MCI 가입 고객수는 6000만명으로 이란 전체 인구 8602만명(2022년 기준, 통계청)의 69%에 달해 피해가 크다.
이란 정보통신부 장관은 현재 인터넷 접속이 중단된 것은 보안상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넷블록스 대표는 BBC와 인터뷰에서 “인터넷(차단)은 이란 당국이 이 같은 소요 발생 시 정국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대표적 도구”라고 말했다. 이란에는 사설방송 네트워크가 없기 때문에 인터넷이야말로 시위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집결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고 전했다.
마흐사 아미니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지도 순찰대)에 의해 구금되었다가 16일(현지시간)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사망했다. 아미니의 죽음이 기폭제가 되어 개인의 자유, 이란 내 경제적 어려움 등 다양한 이슈가 국민의 분노를 사면서 시위로 격화됐다.
시위에는 많은 여성이 참여해 자신을 억업하는 히잡을 불태우며 격한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은 점점 강화되는 정부의 탄압이 두렵다고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활동가는 “이란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하는 순간 전 세계가 이러한 이란의 실상에 대해 잊어버리게 될까 봐 걱정”이라며 “이미 그러한 우려는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BBC 허위정보부서의 한 담당자는 “이란 정부는 과거에도 현재도 시위의 격화로 정권에 실존적인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때 인터넷 연결을 차단해 국민을 통제해왔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 잘 활용하면 시위대를 조직하고 서로 소통하며 이란 상황을 국외에 알릴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그러나 반면 인터넷이 통제될 경우 이란 경제와 기업, 공공 서비스 부문에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란 당국은 정치적 불안 상황이 발생하면 자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끼치더라도 인터넷을 차단하거나 통제하는 방식으로 정국의 소요사태를 해결하려 해왔다. 과거에는 시위대를 강력히 탄압하고 인터넷을 차단하는 방법이 이란 사람들을 억압하는데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이란 시위에 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란 역사상 가장 격렬했던 시위로 평가받는 2019년 휘발유 가격 폭등 당시의 시위처럼 유혈이 낭자하고 더욱 폭력적인 양상으로 번지진 않을까 모두가 염려하고 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시위는 허용할 수 있으나 폭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이란에서 시위는 늘 있어왔다. 그러나 합법적 시위와 폭동은 명확히 구별되어야한다”며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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