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거래수수료 수입 5년간 17.9조원… “전산장애 방지에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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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6조원→2021년 5.3조원
전산 장애건수 5년 새 16배 폭증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28 10:37:57

▲ 28일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35개 증권사의 증권 거래수수료는 2017년 2조5833억원에서 2021년 5조2542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5년간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서비스 장애가 16배 폭증했음에도 증권사들은 거래수수료로 18조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5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전산운영비를 늘려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양정숙 무소속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이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국내 35개 증권사의 증권 거래수수료는 총 17조899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2조5833억원에서 2018년 3조218억원으로 17.0% 증가했고 2019년에는 2조1476억원으로 잠깐 감소(28.9%)했지만 2020년에는 4조8927억원으로 89.4% 증가했다. 2021년에는 103.4% 늘어난 5조2542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1곳당 거둔 연간 평균 거래수수료는 2017년 738억원에서 2018년 863억원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1397억원으로 1000억원대를 돌파했다. 2021년에는 1501억원까지 넘어섰다. 5년간 평균 5114억원에 달했다.

증권사별로 거래수수료 수입도 큰 차이를 보였다. 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 등 국내 5개 증권사가 5년간 거둔 거래수수료는 총 8조9360억원으로 전체 수수료의 약 50%를 차지했다.

거래수수료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으로 2조2160억원에 달했다. 삼성증권이 2조393억원, NH투자증권이 2조36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수수료의 10% 이상씩을 차지했다. 반면 하위 5개사는 5년간 거래수수료가 40억원에서 12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증권사 전체 거래수수료 중 인건비를 포함한 전산운영비에 투입된 금액은 4조8992억원으로 수수료의 27%에 그쳤다. 이 중 5대 증권사의 평균 전산 운영비 비율은 23%에 머물렀다. 특히 수수료 수입 3위인 NH투자증권은 15% 수준으로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23%로 평균 아래였다.

▲ 국내 증권사 연도별 수수료 및 전산운영비 등. [자료=양정숙 의원실]

증권사 HTS·MTS 서비스 장애 건수는 5년간 총 1136건 발생했다. 2017년 50건에 불과하던 장애건수는 2018년 72건, 2019년 105건으로 늘어났다. 2020년에는 69건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2021년 84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5년 전보다 16배 늘어난 수준이다. 이 기간 소비자피해액은 총 26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5대 증권사 중 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은 5년 연속 장애가 발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4년, 한국투자증권은 2년간이었다. 이들의 장애 건수는 총 88건이었다. 키움증권이 33회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증권(19회), NH투자증권(16회), 미래에셋증권(15회), 한국투자증권(5회) 순이었다.

양 의원은 “증권사들이 매년 수조원의 천문학적인 수수료 수입을 거두면서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개선과 첨단 장비투자에는 인색하다”며 “국내 이용자들은 퍼스트클래스 수수료를 부담하면서 제공받는 서비스는 HTS·MTS 전산장애 16배 급증이라는 최악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내 5대 증권사는 전체 수수료의 50%를 거둬들이면서 전산운영비에는 평균에도 못 미치는 째째한 투자를 한다”며 “단기간 수익에 눈이 멀어 고객을 위한 장기적 투자에 게을리한다면 언젠가 국내 고객을 외국계 증권사에 모두 빼앗길지도 모를 일이다”고 우려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