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칼럼] ‘전설의 항일 名將’ 김일성, 그건 완전 X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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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숙 이어 김용옥도 “북한에 정통성 있다” 헛소리
“김일성은 속물이며 간장종지”… 황장엽 비판이 맞아

조우석 필진페이지 + 입력 2022-10-04 09:40:47

지난주 ‘북한학 1세대 고(故) 서대숙 교수, 그는 반면교사다’라는 칼럼을 내보냈다. 망조 든 지 오래인 이 나라 언론은 “그가 김일성 가짜론을 부정했다”고 손뼉 쳤지만, 엄연히 그 정반대가 맞다는 소리였다. 사실 오래 전부터 피아(彼我) 구분을 못하는 한국사회는 김일성 비판을 내내 쉬쉬해 왔다.

노골적으로 옹호하는 자도 종종 있는데, 동양철학자 김용옥이 그 경우다. 그는 30여년 전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과 나눴던 말을 담은 베스트셀러 ‘대화’(통나무)에서 “북한에 정통성이 있다”고 대놓고 떠들었던 자이다. “북한이라는 조국의 순결, 그것은 나의 미래며 소망이었다”는 충격적인 이적(利敵) 선언까지 했다. 그뿐 아니다. ‘좌우파가 논쟁하는 대한민국사62’(위즈덤하우스)를 쓴 한림대 김영명 교수를 보라.

그는 항일투쟁과 건국 과정의 정통성은 김일성에게 더 있고, 근대화의 공헌은 이승만·박정희에게 더 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얼빠진 절충주의에 머리가 다 어질어질하다. 망가진 인문사회과학의 현주소는 당신의 생각 그 이상이다. 고맙게도 우리에겐 저널리스트 김용삼이 있다.

그는 ‘항일투쟁의 명장’으로 각인된 김일성의 실체를 제대로 드러낸 기자다. 그가 6년 전 펴낸 ‘김일성 신화의 진실’(북앤피플)에 따르면, 김일성 신화를 떠받치는 세 요소는 만주·항일·무장투쟁이다. 그 모두가 역사 속의 사기(詐欺)다. 즉 구한말 이후 일제시대까지 만주에서 활동했던 김일성은 무려 11명이다. 반면 북한 김일성은 본명이 김성주였다. 그럼 뭔가?

북한 김일성은 신화 속 김일성 11명의 공헌을 도둑질해 와 몽땅 자기 것으로 둔갑시켰던 것이다. 때문에 이 분야 연구의 선구자인 이명영 전 성균관대 교수의 말대로 ‘가짜 김일성론’이 백 번, 천 번 맞다. 그럼 인간 김일성은 어떠했을까? 그건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의 증언이 최상인데, 이 대목도 일부 사람은 오해한다.

“그가 김정일은 비판했어도 김일성만은 건드리지 않았다”며 괜스레 쉬쉬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터무니없다. 황장엽이 쓴 ‘개인의 생명보다 귀중한 민족의 생명’(시대정신·1999)을 보라. 김일성은 “속물근성을 극복하지 못한 사람”(36쪽)이며, 그것이야말로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그는 단언했다.

인간적으로도 그릇 자체가 크지 못했다는 지적도 했다. 그런 간장 종지인 김일성이가 항일무장투쟁만은 멋지게 잘했다고 황장엽은 평가했을까? 원문을 그대로 보자. “(김일성의 빨치산 투쟁은) 역사의 흐름에 영향을 줄 만한 사건이 아니며, 북한을 해방시키는 데는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하였던 것은 의심할 바 없다”(37쪽).

서대숙·김용옥·김영명 류(類)의 얼치기들이 그 대목을 곰곰 되새겨보길 바란다. 심지어 황장엽은 김일성을 ‘큰 도둑’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의 권력 세습을 비판하며 “인민의 주권을 훔친 한 가지만 가지고서도 그가 얼마나 파렴치한 대적(大賊)인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47쪽)고 맹공격했다.

김일성의 본질이 “더러운 이기주의와 출세욕”이었다고 지적했고, 항일무장투쟁 뻥튀기와 관련해 “거짓말을 해도 분수 있게 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 개탄도 했다. 그런 김일성 역사 조작의 결정판이 백두혈통이다. 만주에서 수십 명을 지휘해 본 게 전부였던 걸 백두산을 근거지로 싸웠다고 대담하게 거짓말을 했다. 그게 백두산 밀영(密營)에서 김정일을 낳았다는 거짓말로 번졌다.

세상이 다 알 듯 김정일은 소련 보로실로프(현 우수리스크)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 이름도 소련식의 김유라였다. 물론 천하의 큰 도둑 김일성에겐 놀라운 능력이 하나 있었다. 정적(政敵) 제거 능력 만큼은 스탈린·마오쩌둥 못지않았다. 그래서 끝내 북한이란 괴물 체제를 만든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북한은 만만치 않다. 국가 생존을 위한 악마적 본능만은 무시무시한 특수집단이다. 옛소련이 74년 존속하다가 해체된 것과 달리 북한은 올해로 옛소련과 타이기록을 유지한다. 단언컨대 그들과의 건곤일척 싸움이 몇 년 새 벌어질 것이고, 그때 서대숙·김용옥·김영명 류의 지식사기꾼들이 몽땅 정리될 것을 나는 믿는다. 안 그러면 난 억울해서 못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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