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무역적자 480억달러 예상… 여야 정쟁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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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원 개발·美와 통화스와프 체결 시급
IMF·OECD·피치, 내년 성장률 1.9%까지 하향
외화 유동성·리스크 관리 등 크게 강화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04 00:02:02

한국 경제 곳곳에 ‘위험신호’가 켜졌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화 긴축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따른 공급망 차질 여파 등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충격파로 달러는 초강세를 보여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뚫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 안팎까지 급등했다.

우려스런 대목은 올해 무역적자가 480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2022년 무역수지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올해 4월 24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후, 9월까지 6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으로는 480억달러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추정치라도 이 같은 적자 규모는 무역통계가 작성된 1964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이다. 지금까지 무역적자 규모가 최대였던 해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으로 당시 무역적자 규모는 206억2000만달러였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8년 중 무역적자 규모는 132억7000만달러였다. 수출환경이 최악의 상황임을 말해주고 있다.

올해 110조8000억원(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에 달하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예고된 가운데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경우 ‘쌍둥이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주요 기관들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으로 하향조정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기존 2.9% 전망치를 2.1%로 내렸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5%에서 2.2%로 하향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지난달 28일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9%까지 내렸다.

이처럼 거시경제 곳곳에서 위험신호가 속출하면서 대형 경제위기에 대한 공포감은 커지는 중이다. 신용위기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는 우려다. 다만 정부는 한국 경제가 복합위기 국면에 놓인 것은 맞지만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처럼 심각한 대형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정부 자신감의 원천은 비교적 양호한 대외건전성 지표다.

8월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364억달러다. 글로벌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204억달러의 약 21배,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012억달러의 약 2배 수준이다. 대외자산도 2분기 말 기준 2조1235억달러로 1997년의 1176억달러, 2008년의 5328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총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41.9%다. 1997년에는 657.9%, 2008년에는 72.4%였다. 정부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외환보유액과 대외자산이 상당한 규모로 준비돼 있고, 단기외채 비율도 높지 않아 위기 상황이 닥치더라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국제금융시장 등 대외 여건과 경상수지 흐름,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경제에 대한 평가, 해외 대체투자 손실 확대 등에 따라 외화유동성 상황이 예상보다 나빠질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비한 유동성 리스크 관리는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현재의 무역수지 적자는 높은 수입 물가에 기인한 바 크기에 정부는 해외자원개발 활성화 등 공급망 안정과 해외 유보 기업자산의 국내 환류 유도, 미국과 통화스와프 체결 등 환율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길 당부한다. 국회의 역할 또한 중차대하다. 여야 간 승패 없는 끝 모를 정쟁을 접고, 법인세 감세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 세제개편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급증하고 있는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부담을 덜어주는 등 경제·민생 챙기기에 힘쓰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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