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에 재벌들 한숨… 그룹 총수 33명 주식재산 19兆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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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XO연구소 33개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올해 3분기 들어 33개 그룹 총수 주식재산 30% 줄어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3분기에만 주식가치 6조 감소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05 00:05:00

▲ 국내 주요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전경. ⓒ스카이데일리

글로벌 경기가 침체국면을 맞이해 국내외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국내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이 19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를 비롯해 조 단위의 손실은 본 총수도 6명이나 나와 재벌들도 주가 하락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4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22년 3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분석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9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 1000억원이 넘는 그룹 총수 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 초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64조6325억원으로 조사됐다. 이후 1분기(3월 말) 59조7626억원, 2분기(6월 말) 51조4463억원으로 줄더니, 3분기 들어서는 45조7043억원으로 폭삭 주저앉았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주식재산이 총 18조9291억원(29.3%) 증발한 것이다.

33개 그룹 중 3분기에 주식평가액이 조 단위로 하락한 총수는 6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주식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총수로 지목됐다. 김 창업자가 보유한 5910만주 이상의 카카오 지분과 케이큐브홀딩스 등 비상장사 지분을 모두 합한 주식재산은 6조933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올해 초 12조2269억원으로 평가됐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9개월 새 6조1335억원(50.2%) 급감하면서 반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해 IT기업 중 올 3분기 1조원이 넘는 주식재산을 날린 총수는 3명 더 있었다. 삼성그룹 총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올 초 14조1866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9월 말에는 10조8841억원으로 3조3000억원 넘게 급감했다. 이 부회장의 주식재산은 연초 대비 1분기, 2분기, 3분기에 각각 1조원 넘게 줄어드는 추세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주식가치도 60% 가까이 하락했다. 최근 9개월 새 1조5796억원(59.8%) 하락한 것인데, 연초 2조6430억원 수준에서 1조634억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CXO연구소 측은 “방 의장이 1조원대 주식재산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도 희미해졌다”며 “해당 주식을 보유한 개미 투자자들의 허탈감은 더욱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3분기에만 8231억원가량 주식평가액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역시 같은 기간 6521억원 이상 주식가치가 꺾였다. 최근 9개월 새 주식재산 감소 폭은 최태원 회장 24.8%, 정의선 회장 17.8%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룹 총수 가운데 4명은 올해 3분기 주식재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개월 새 주식재산이 가장 많이 불어난 총수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꼽혔다. 신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해 초 기준 6943억원에서 9월 말 8059억원으로 9개월 동안 1115억원(16.1%)의 주식평가액이 늘어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영여건이 더 불안정하기 때문에 올해 4분기에도 반등의 기회를 찾을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며 “특히 IT기업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주식종목들이 연말에 3분기보다 더욱 떨어질 경우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불신은 더욱 확대되고,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 역시 불어날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