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사칭 메신저피싱 피해 급증… “개인정보·자금이체 거절해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금융일반

금감원, 가족·친구 등 지인 사칭 메신저피싱 등에 경보 발령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06 11:46:16

▲ 6일 금융감독원은 “가족·친구 등 지인을 사칭하며 문자메시지로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메신저피싱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게티이미지뱅크]

#. 사기범은 “엄마, 나 딸인데 폰 고장나서 친구폰으로 연락해”라며 문자메시지를 피해자에게 발송하면서 본인의 휴대폰 수리 보험금 청구 시 보호자의 개인정보가 필요하다며 신분증 사진 및 신용카드 비밀번호 등을 요구했고 이에 피해자가 개인정보를 전송하자 A은행에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고 오픈뱅킹서비스를 신청해 당행 및 타행 계좌잔액을 편취했다.

#. 사기범은 B자산관리공사 명의의 ‘새출발기금 신청 대상자 안내’라는 문자메시지를 피해자에게 발송했다. 피해자는 해당 문자에 기재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기금 신청 심사를 위해 개인정보 제공 및 심사비용 선납이 필요하다는 말에 속아 사기범에게 개인정보를 전달하고 자금을 이체했다. 사기범은 이를 편취했다.

메신저피싱을 통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녀·친구 등을 사칭하며 문자로 접근해 개인정보를 탈취하고 자금을 편취하는 식이다. 탈취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오픈뱅킹서비스를 신청한 후 타 금융사 계좌잔액을 모두 빼내는 경우도 있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문자를 받는 경우 일단 거절하고 실제 지인이 맞는지 직접 전화해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6일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코로나19 이후 메신저 등을 통한 비대면채널 이용이 증가하면서 가족·친구 등 지인을 사칭하며 문자메시지로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메신저피싱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메신저피싱 피해금액은 올 상반기 41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0.9%(51억원) 감소했지만 피해비중은 8.4%p 늘어나 63.5%에 달했다. 특히 메신저피싱 피해액 중 58.9%가 60대 이상에서 발생하는 등 고령층이 피해에 취약했다.

사기수법을 살펴보면 사기범은 문자메시지, SNS 등으로 가족·친구 등을 사칭하며 긴급한 사정을 이유로 피해자에게 개인정보 제공 및 자금 이체 등을 요구한다. 또 피해자에게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한 다음 휴대폰을 원격조종하며 직접 개인정보를 탈취하기도 한다. 이들은 탈취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 몰래 계좌잔액을 인출하고 신규계좌를 개설하고 오픈뱅킹에 가입한 후 피해자의 모든 금융계좌 잔액을 편취한다.

금감원은 “가족·지인이더라도 개인정보, 금전 등을 요구하면 우선 거절하고 지인 연락처로 직접 전화해 본인 여부를 확인한 후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대출, 새출발기금 등 정부지원 대출·채무조정 등을 빙자하는 보이스피싱에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사기범은 주로 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해 정부지원 대출(소상공인 저금리 대환대출 등), 채무조정(새출발기금 등) 신청 대상이라며 소비자를 유혹한다.

또 정확한 상담을 위해 필요하다며 주민등록번호·소득·직장·재산 현황 등 개인정보를 요구한다. 저금리 대환대출 등을 위해서는 기존 대출금 상환, 추가 대출 후 즉시 상환해 신용평점을 높여야 한다며 자금을 받아서 편취하거나 채무조정 신청·심사에 필요하다며 악성 URL 주소를 보내 원격조종앱 설치를 유도하고 피해자의 뱅킹앱 접속을 통해 자금을 편취한다.

금감원은 “제도권 금융회사, 공공기관 등은 문자·전화를 통한 광고, 개인정보 제공, 송금 등을 절대 요구하지 않음에 유념해야 한다”며 “시중금리보다 현저히 낮은 대출금리, 파격적인 채무조정 등을 빙자한 개인정보, 자금 이체 요구는 보이스피싱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소비자 행동 요령으로 출처가 불분명한 URL주소를 절대 클릭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클릭하는 순간 원격조종 악성앱이 설치돼 개인정보가 모두 유출되기 때문이다. 악성앱을 이미 설치했다면 모바일 백신앱으로 검사한 후 삭제하고 데이터를 백업한 다음 휴대폰을 초기화하고 지인이나 휴대폰 서비스센터 등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 콜센터 또는 금감원 콜센터에 전화해 해당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피해구제를 신청해야 한다”며 “개인정보 유출 시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해 금감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의 ‘개인정보 노출자 사고예방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좌정보 통합관리서비스’를 활용해 본인 모르게 개설된 계좌 또는 대출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면서 “본인 모르게 개통된 휴대폰을 조회하거나 추가 개통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명의도용 방지서비스’ 등을 이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