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출범 뒤 은행권 태양광 대출 2.4조원… 14% 부적격 등급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은행

BB등급 대출금액 5400억원 규모… “위법 대출심사 없었는지 검사 필요”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06 12:33:06

▲ 6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필요자금 대출상품’을 판매한 은행은 12개, 상품 수는 15개로 집계됐다. 사진은 태양광 발전 설계·조달·시공 전문 업체 직원들이 광주 광산구 양동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설비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은행권의 태양광 대출상품 출시가 급증한 가운데 대출 부적격 신용등급을 받은 대출건이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필요자금 대출 상품 판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필요자금 대출상품’을 판매한 은행은 12개, 상품 수는 15개(판매 진행 중 상품 13개)로 집계됐다. 출시 시점을 보면 문재인정부 임기 내 만들어진 상품이 8개(57.1%)에 달했다.

총판매 누적건수는 1만197건, 대출금액은 2조4292억2400만원에 달했다. 연도별로 △2017년 1157억9600만원 △2018년 3360억1500만원 △2019년 6646억6500만원 △2020년 7590억3900만원 △2021년 3880억9900만원 △2022년(8월까지) 1656억1000만원이었다.

은행별 판매건수를 보면 전북은행이 6575건(58.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농협 1695건, 광주은행 1149건, 국민은행 1143건, 제주은행 202건 등의 순이었다. 대출금액별로는 전북은행이 1조3685억6700만원(56.3%)으로 1위였다. 이어 농협 3456억1800만원, 광주은행 3094억5300만원, 국민은행 1535억6100만원, 제주은행 480억3600만원 등의 순이다.

올 7월까지 판매된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필요자금 대출상품’의 대출잔액은 총 1조8063억9500만원(9940건) 규모에 이르렀다. 전북은행이 5890건(59.3%)에 1조312억800만원(57.1%)으로 가장 많이 남았다.

▲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필요자금 대출 상품 판매 실적. [자료=금융감독원, 강민국 의원실]

강민국 의원은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전 국토의 산야에 은행 전용 상품으로만 약 2조4000억원짜리 태양광 발전 설비가 1만1000여개나 깔려 있고 아직도 대출잔액이 1조원 이상 남아 있어 사업 부실 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강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필요자금 대출상품 신용등급별 판매 현황’ 자료를 보면 발전사업자 신용등급 ‘BBB 등급’이 2478건(대출취급액 4865억2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문제는 사업자 대출 부적격 등급이 시작되는 ‘BB 등급’ 이하 대출건이 총 1511건(13.5%)에 대출금액은 5399억1200만원(22.2%)에 달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대출부적격 등급 중 원리금 상환 가능성마저 불확실한 B+, B, B- 등급 △원리금상환 가능성조차 의문시되는 CCC, CC, C 등급 △영세사업자 중 신용평가를 하지 않아 산출된 등급이 없는 경우도 무려 58건(0.5%) 179억200만원(0.74%)이나 있었다.

대출 심사도 제대로 밟지 않았다. 2017년부터 올 8월까지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필요자금 지원대출’ 관련 은행의 여신심사전문회의는 총 43회 열렸고 대출 심사 안건도 43건이었다. 그러나 이들 대출 심사 43건은 부적격 하나 없이 100% 모두 심사통과가 됐다.

강 의원은 “대출 부적격 신용등급 발전사업자가 13.5%에 대출금액 기준으로는 무려 22.2%나 되고 나아가 원리금 상환도 어려운 신용등급 기업이 58건이나 대출을 받았다면 심사과정에서의 불법 및 외압과 부실 우려 등 문제의 소지가 다분히 있는 것이다”면서 “대출 과정에서 은행들이 정부에 잘 보이기 위해 무리한 실적 쌓기 식 허술하고 위법한 대출 심사는 없었는지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