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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대교의 폭발 사건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크름대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전쟁터에 군수물품을 보급했던 주요 인프라시설이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은밀한 공작 가능성과 별개로 배후에 관해 명확히 밝혀진 사실은 없다.
1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크름대교의 폭발 사건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하면서 “(폭발)사건의 설계자, 가해자, 수혜자 모두 우크라이나 보안기관이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러시아 조사위원회 위원장과의 회의에서, 이번 폭발을 “테러리즘 행위”라며 “러시아 공공 인프라의 주요시설을 파괴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정보국의 목표”라고 비난했다.
바스트리킨 위원장은 대교에서 폭파된 트럭이 불가리아, 조지아, 아르메니아, 북오세티야 공화국, 크라스노다르 지역을 거쳐왔다는 것을 조사관들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크름대교 폭발로 3명이 사망했다. 희생자들은 트럭 폭발 당시 근처의 자동차에 타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공격의 배후가 우크라이나라는 것을 인정한 바 없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부인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여기 테러리스트 국가는 단 한 곳 있다”면서 “어떤 나라인지는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다”며 비꼬았다. 이어 그는 러시아 국내에서도 우크라이나를 테러리즘으로 비난하는 푸틴 대통령의 말을 냉소적으로 볼 것이라고 꼬집었다..
크름대교는 길이 19km로 유럽에서 가장 긴 대교이다. 이 다리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름반도를 영토에 병합한 4년 뒤인 2018년 개통됐으며,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전쟁터에 군수물품을 보급하는 주요 통로가 되어왔다.
크름대교는 현지시간으로 8일 새벽 트럭 폭발로 통행이 통제되다가 다음날 일부 재개됐다.
한편, BBC는 이번 크름대교 폭발에 대한 러시아의 주장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폴 아담스 BBC 특파원은 분석 기사에서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보안 카메라 영상에는 트럭이 대교의 고가 구간을 진입하기 시작하자, 트럭의 뒷면과 옆면에서 거대한 불덩이가 폭발하는 것이 포착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국내에서 트럭 폭탄 여론이 급속히 확산하는 모양새도 수상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대담한 파괴 행위라는 가능성을 부정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테러리즘 행위로 포장한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전직 영국군 폭발물 전문가는 차량 탑재 급조폭발물(IED)보다는 은밀히 교량 하단에 접근한 해안 드론으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특파원에게 말했다. 또한 이번 폭발은 몇개월이 아닌 몇년의 시간에 걸쳐 계획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부 개입여부에 관해 밝혀진 사실은 없다. 배후가 확실치 않은 4월14일 모스크바함 침몰 사건과 우크라이나가 이후 관여를 인정한 8월 크름반도 사키 공군기지 폭발사건처럼 정보전의 일환으로 기밀을 유지하고 있을 수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번 크름대교 폭발이 러시아 안보 세력 간의 내분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며 “러시아 내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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