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이 고민이라면 복식호흡 운동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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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희의 자기돌봄 요가 에세이

뱃살이 고민이라면 복식호흡 운동부터

코어 근육이 활성화되어 배가 날씬해진다

강윤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2-10-13 08:55:47

복부 비만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실천하기 쉽고 효과적인 ‘호흡 운동’이 있다. 이 방법을 소개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두 가지로 나뉜다. 귀가 솔깃해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빼기 힘든 뱃살이 숨쉬기에 달려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다. 간혹 의도적인 호흡에 대해 막연한 오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숨을 깊이 들이쉬면 배가 부풀게 되니 도리어 배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는 그야말로 잘못된 속설이다.

20,30대 무렵 필자는 체성분 검사에서 ‘마른 비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부위는 마른 편인데 아랫배만 불룩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조금만 허리를 세우고 앉아있어도 금방 피로해지며 상체 전반이 점점 앞으로 굽어졌다. 걷기 운동을 할 때는 걸음이 불안정하고 속도가 나질 않아 같이 걷는 사람들이 답답해했다. 이 모든 증상은 뱃살로 나타나는 복부 근육의 약화가 근본 원인이었다.

그러던 요가를 시작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랫배가 들어가고 탄탄해지니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놀랬다. 당시에는 요가 수련이 지금과 같은 휘트니스 스타일도 아니었고 복근 운동을 따로 하지도 않았다. 그저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내 마음이 온전히 호흡을 느끼고 동작을 알아차리면서 천천히 움직였을 뿐이다. 그랬더니 호흡이 깊어지면서 몸과 마음이 한결 편안하고 등과 어깨, 가슴이 펴지며 배에 힘이 생겼다.

핵심 비결은 숨쉬기에 있었다. 일명 ‘복식 호흡’.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쉼으로써 호흡 주동 근육인 ‘횡격막’이 부드러워지고 원래의 탄력이 회복되며 호흡이 깊어진 덕분이었다. 호흡이 깊어졌다는 것은 대표 ‘코어 근육’인 횡격막이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코어 근육이란 말 그대로 몸의 중심(core) 근육이다. 1차 호흡 근육인 횡격막이 제 기능을 한다는 건 복식 호흡의 달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 몸의 중앙에 위치한 복부 근육도 인체 중심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주요 역할을 한다. 복근은 4가지의 근육이 4개의 층으로 되어 있다. 소위 ‘초콜릿 복근’으로 불리는, 가장 겉에 있는 ‘복직근’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코어근육이다. ’자연 복대’인 ‘복횡근’은 복부 가장 안쪽에서 배 속 장기들을 잡아준다.

이 복횡근(배가로근)은 특이한 코어 근육이다. 전체 모양이 몸매를 잡아주는 여성 속옷인 ‘코르셋’을 닮았고, 또 근육의 결은 가로 방향이어서 복대처럼 배를 조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안쪽에 있으면서도 유독 아랫배에서만 제일 겉에 있는 복직근을 덮고 있다. 아랫배에서는 겉으로 나와 있으니 아래로 처지는 뱃살 고민의 진원지 중 하나다.

복횡근이 늘어진 복대처럼 된다면 아랫배 돌출을 피할 수 없다. 반면에, 복횡근의 속살이 팽팽해지면서 여타 복부 근육들을 잡아준다면 내장 기능이 활성화되고 내장 지방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깊은 복식 호흡은 코어근육들을 자극하여 활성화시키는 방법의 근간이다.

틈나는 대로 배를 당긴 채 숨 쉬며 10~20초간 유지하기

▲ 깊은 복식 호흡은 코어근육들을 자극하여 활성화시킨다. 들숨(왼쪽)에는 뱃살을 편안히 놓아주는 느낌으로 쉬고, 날숨에는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배가 등쪽으로 당겨지도록 한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그러면 뱃살을 녹이는 호흡 운동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호흡 운동이 처음이라면 누워서 시작한다. 날숨에는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배가 홀쭉해지도록 한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홀쭉해진 뱃살을 서서히 놓아주는 느낌으로 쉰다. 인위적으로 배를 불쑥 내미는 것이 아님을 명심한다. 그래야 배 속 공간(복강)에 압력이 만들어져서 코어근육을 자극할 수 있다.

처음에는 들숨과 날숨의 비율을 비슷하게 하다가 점점 날숨을 길게 해 본다. 예를 들어 들숨 대 날숨의 비율을 3초 대 3초로 하는 게 편하다면 점점 3초 대 5초, 4초 대 6초 정도로 늘려간다. 복식 호흡이 자연스러워지면 숨을 내쉬며 배를 등 쪽으로 최대한 당긴 다음 10~20초간 유지해 본다. 이때 숨을 참지 않고 호흡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이 운동법은 전철을 기다릴 때 하면 심심하지 않다. 머리 정수리 가운데에 고리가 있고, 그 고리에 줄을 걸어 누군가 위로 잡아당겨준다고 상상하며 뒤꿈치를 바닥에서 살짝 띄운다. 엄지발가락이 지면을 누르는 것을 느끼며 최대한 배를 등 쪽으로 당긴 채 호흡한다.

복식호흡 운동을 틈틈이 하면 코어근이 뱃살은 보내고 허리는 지켜준다. 걸음이 안정되면서 걷기 운동 길의 풍경도 달라질 것이다. 옷태를 뽐내고픈 자리가 예정되어 있다면 코어근육 ‘코르셋’을 만들어 두는 시간이 된다. 몸속의 산소가 풍부해지니 오늘 먹은 음식이 에너지로 바뀌는 효율도 커진다. 적게 먹고도 힘을 잘 낼 수 있다. 운동을 할 때도 복식호흡을 챙기면 근육 운동 효과가 배가된다. 복식호흡 운동은 자기관리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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