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극약 처방’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론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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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북한 전술핵 개발 끝단계까지 도달
‘핵에는 핵으로’ 힘의 균형 이외엔 대안 없어
尹대통령 “한·미 조야 의견 잘 경청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13 00:02:01

윤석열 대통령이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 “우리나라와 미국 조야의 여러 의견을 잘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북한이 전술핵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우리도 임시로라도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취임 직후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은 배제했다”는 발언에 비해 핵 옵션에 한 발 접근한 언급이다.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 수위를 상승시키고 있는 상황에 핵무장으로 방향 전환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한반도가 핵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8∼10일 노동당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자위권은 곧 국권수호 문제”라며 “강 대 강, 정면승부”를 천명했다. 앞서 4월 열병식에선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우리 측 평화 제안에 비핵화 협상 의지를 보이기는커녕 핵전략을 방어에서 공세로 바꾼 것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북한은 20기의 핵탄두를 조립했고 45~55기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핵탄두를 쏠 탄도미사일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에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미사일을 18차례나 발사했다. ICBM은 미국을 겨냥한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마치면 중량 200㎏ 이내의 전술핵탄두도 제작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소형 핵탄두를 올해에도 몇 차례 발사한 북한판이스칸데르-M(KN-23) 미사일에 장착하면 방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제는 다른 핵보유국과 달리 북한은 핵전력을 공격용으로 쓰려한다는 점이다. 그 대상은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이다. 이제 대통령실 안보라인에서는 ‘확장 억제’ 확대 방안 중 하나로 전술핵 재배치 카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확장 억제란 ‘(적이) 결과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떤) 행동을 취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것’을 말한다. 핵에는 핵으로 공포의 균형을 이뤄 평화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더 큰 손해를 감수하고 기어코 핵 도발에 나설 때 미국이 주저하게 되면 확장 억제는 실패하고 만다. 결국 전술핵 재배치는 북한의 핵 공격 위협에 노출된 한국이 유사 시 미국의 확장 억제력의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기반 해, 미국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미리 들여놓음으로써 북한의 위협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미국과 핵공유 체결을 맺은 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튀르키예(옛 터키)·벨기에 등 5개국엔 미국의 전술핵이 배치돼 있다. 폴란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자 최근 핵무기 공유를 요청했다. 다만 핵 재배치에 따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수 있고 남북한 간 우발적인 사고로 핵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생긴다. 미국도 다시 한국에 전술핵을 반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핵심적 사실은, 미국은 실제 군사작전에서 핵옵션을 넣은 적이 없다는 점이다. 1991년 걸프전 때도 핵옵션을 검토했다가 바로 포기했다. 그래서 한반도에서도 미국이 핵 옵션을 시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은 북한 핵의 궁극적 목표가 자위가 아닌 한반도 국토완정 즉 공산화란 점이다.

따라서 이젠 우리도 대북 핵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북한의 핵 포기가 물 건너간 상황에서 전술핵 재배치 협상을 신중히 시작해야 한다. 이제 우리의 선택권은 북한 핵에 굴복하든지 아니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반드시 파멸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면 돌파 중 하나밖에 없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라도 ‘극약 처방’이 꼭 필요한 시점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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