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권·재정권 대폭 넘겨 지방화시대 꽃피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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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지방 정부 경쟁력이 국가경쟁력”
국립대마저 신입생 20% 자퇴 수도권 진출
국세·지방세 비율 7대3이나 6대4로 맞춰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14 00:02:02

세계화·지방화는 시대 흐름이다. 글로벌과 로컬의 시너지, 이른바 글로컬(Glocal) 시대다. 지역 특성을 살린 상품과 문화를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고 판매하는 일이야말로 선진국형 지방자치의 모델이다. 문제는 국민 63%가 ‘지방자치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앙집권적 행정체계, 곧 ‘2할 자치’라는 말이 상징하듯 인사권과 재정권이 대부분 중앙에 있기에 지방 빈곤의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지방 소멸’ 위기 조짐이 잘 말해주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가 초래한 인구 감소가 주된 원인이다. 2021년 기준 수도권에 총인구의 50.24%(1737만명)가 거주하고 있어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초과했다.

국내 시군구 가운데 ‘소멸위험지역’에 해당되는 곳이 절반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올 6월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제주와 세종은 각각 1개 지역으로 계산) 중 절반인 113곳(49.6%)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소멸위험지역은 지역 내 20∼39세 여성인구를 65세 이상 고령인구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0.5 미만이면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1.0 미만일 경우에는 ‘소멸위기 지역’으로 나뉜다. 가임여성 인구가 고령인구의 절반에 못 미칠 경우 인구 감소로 지역 공동체가 사라질 수 있다.

당장 지역 인재 양성의 중추기관인 거점 국립대마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지방 거점 국립대를 자퇴하는 학생이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신입생의 20%에 육박했다.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9개 지방 거점 국립대 자퇴생은 6366명으로 2016년 3930명에 비해 62% 증가했다. 신입생 수 대비 자퇴생 비율도 2016년 10.6%에서 2021년 17.8%로 높아졌다. 대학에 들어오는 신입생의 5명 중 1명꼴로 수도권 대학 등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이런 현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방 정부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며 국가 성장을 이끌어가는 원천 동력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2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대전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 개회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국 어디에 살든 공정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시대를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방시대의 핵심은 지방정부가 충분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지역 스스로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고 중앙정부는 이를 적극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언급은 옳은 방향이다. 지방시대 곧 지방분권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 조류다. 중앙과 지방이 상생하는 지름길이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일방적 관계가 아닌 협치를 통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재설정하는 게 매우 시급한 국정과제다.

이런 측면에서 중앙 정부가 지방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재정분권이 강화돼야 한다. 국가사무 400개를 지방으로 일괄 이양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재정분권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2018년 78 대 22 수준의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시도지사협의회가 요청한 7 대 3이나 6 대 4 비율에 맞춰야 한다. 현재는 자치분권의 핵심적 요소인 지방의 근원적 재정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재정분권 내용이 일반적 수준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여하튼 21세기는 지방 정부의 자율성과 권한을 강화하는 지방화·세계화에 힘쓸 때다. 세계 유수의 지방 정부와 겨뤄도 손색없는 지방 경쟁력을 키우는 게 국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지름길임을 다시 한 번 확인코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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