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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혜(食醯)와 식해(食醢)는 발음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음식이다. ‘초 혜(醯)’와 ‘육장 해(醢)’는 과거에 선비의 실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쓰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헷갈리는 한자이다. 식혜와 식해는 둘 다 발효 음식이긴 하나 식혜는 음료로, 식해는 반찬으로 구별된다.
이 두 가지 한자가 각각 조합되어 제사상 차림에서 쓰이는 말 가운데 좌포우혜(左脯右醯)가 맞는지, 좌포우해(左脯右醢)가 맞는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일단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좌포우혜만 있고 좌포우해는 올라 있지 않다. 그러면 좌포우해는 잘못된 표현일까?
성균관 웹사이트에서는 좌포우해 대신에 ‘서포동해(西脯東醢)’로 해야 한다는 답변과 함께 가례와 국조오례의의 진설도가 같이 올라 있다. 이들 진설도를 보면 한자 ‘醢(해)’가 선명하게 확인된다. 그러나 국립민속박물관 사이트에는 좌포우해라는 말이 예서에 규정한 바가 없다고 하니…. 굳이 옳다, 그르다를 따질 것 없이 식혜를 올리면 좌포우혜로, 식해를 올리면 좌포우해로 쓰면 되지 않을까?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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