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수입규제 늘리기’ 한창… “中企 대응 역량 키워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중견·중기·벤처

대한상의, ‘중소·중견기업이 알아야 할 수입규제 대응 가이드북’ 발간
자국 산업 보호무역주의 확대… 중소·중견기업 수입규제 대응 어려움
한국 대상 수입규제 조치 2배가량 증가… “주요국 특징 인지할 필요”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19 00:05:00

코로나19·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세계 주요국들 간 보호 무역주의가 확대되면서 수입규제 조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수입규제가 과거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대기업 대비 무역역량이 뒤처지는 중소·중견 기업들은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와 경제계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우리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대응 가이드북을 발간하며 ‘역량 키우기’에 나섰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중소·중견기업이 알아야 할 수입규제 대응 가이드북’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가이드북은 글로벌 수입규제 특징과 동향 및 대응방안 등의 내용을 담았다. 또한 주요 국가별 기관·제도 현황, 수입규제 컨설팅 사례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전 세계 신규 수입규제 조사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1376건이었으나, 2020년까지 1621건으로 약 15% 증가했다. 실제 시행으로 이어진 조치 건수도 같은 기간 827건에서 1001건으로 17.4% 증가했다.

또한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입규제는 2011년 117건에서 2020년 228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입규제 조사는 103건에서 같은 기간 109건으로 증가한 반면 시행조치 건수는 58건에서 80건으로 2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개시 건수로 보면 전 세계와 비교했을 약 10% 적지만, 실제 조치로 이어진 건수는 오히려 10%가량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우리 기업의 수입규제 대응 능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미흡하다는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김태황 무역구제학회 회장은 “우리 중소·중견기업은 수입규제 조사가 개시되면, 역량 부족이나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대응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게 현실”이라며 “새로운 수입규제 조사 기법이 발달하고 다각도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이 복잡한 절차에 당당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입규제는 조사 대상 제품이 철강·화학·섬유 등 중간재 위주로 구성됐으나 최근 의료용품·식품 등 소비재로 다양해지고 있다. 일례로 튀르키예는 지난해 한국산 임플란트에 대해 반덤핑 조치를 개시하기도 했다.

반덤핑 조치는 수입국으로 판매되는 특정 품목의 수출가와 현지 가격과 차이가 발생해 수입국의 자국 내 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겪을 경우, 수입 당국이 해당 품목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덤핑에 의한 피해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또한 수출국이 직간접 보조금을 지급해 피해를 입은 수입국이 해당 품목에 부과하는 관세인 상계관세나 특정상품 수입이 급증하고 자국 내 경합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경우 일시적으로 발동시킬 수 있는 긴급 수입제한 조치인 ‘세이프가드’ 등의 수입규제도 한국을 대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대한민국 상계관세 조사개시 건수는 2016년 7건에서 2020년 10건으로 증가했고, 세이프가드 조사도 2017년 8건에서 2020년에는 15건으로 증가했다.

이 밖에 반덤핑조사와 상계관세 조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수입규제 중복 부과도 가능하기 때문에 중소·중견기업의 주요 국가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수입규제를 조치한 이후 1년 단위로 재심을 진행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중국의 경우 조사대상업체 스스로 덤핑마진을 제출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또한 인도는 세계 최대 반덤핑 조사국으로, 계열사가 아닌 다른 무역 상사를 통해 수출하는 경우 이 무역 상사도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튀르키예는 예비판정이나 잠정조치 없이 최종 판정 이후 곧바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가 있어 답변서 등의 작은 오류나 실수를 주의해야 한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선진국 뿐 아니라 신흥국에서도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수입규제를 활용하고 있는 추세”라며 “그 절차나 내용은 더욱 복잡하고 까다로운 형태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반덤핑, 상계관세 조치 뿐 아니라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등에 따른 탄소 정책 등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가 다양해지는 만큼 가이드북 등을 참고해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대응 역량을 강화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