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3년간 국내서 1조 벌고 납부한 세금 59억 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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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매출액 1조2330억 원 중 9591억 원 해외 본사 지급
법인세, 2019년 5.9억 원·2020년 21.8억 원·2021년 30.9억 원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25 17:53:01

▲ 넷플릭스가 최근 3년간 국내 매출액 1조2330억원을 기록하고도 법인세는 58억6000만원만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인 넷플릭스가 ‘K-콘텐츠’의 흥행 덕분에 국내에서 상당한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고도 국내 매출의 대부분을 본사 수수료 명목으로 해외로 빼돌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의원이 공개한 넷플릭스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3년간 국내 매출액 1조2330억 원 가운데 77.8%인 9591억원을 넷플릭스 해외 본사 수수료로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매출액 1859억원 중 1221억원(65.7%), 2020년 매출액 4155억원 중 3204억 원(77.1%), 2021년 매출액 6316억원 중 5166억 원(81.8%)을 각각 그룹사 수수료로 송금했다. 반면 국내에서 부담한 법인세는 전체 매출액의 0.5% 수준인 58억6000만 원에 불과했다.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수수료 송금 비중 역시 증가해 국내에서 납부한 법인세는 △2019년 5억9000만 원 △2020년 21억8000만 원 △2021년 30억9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넷플릭스의 조세회피 의혹에 대해 2020년 8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세무조사(조세범칙조사)에 착수한 이후 약 800억 원의 세금을 추징한 바 있다. 이는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도 세금을 축소하는 불법적인 행태에 대한 조치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실적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한 규모다. ‘오징어 게임’의 경우 지난해 9월 ‘넷플릭스 전 세계 톱10 TV프로그램 1위’를 달성한데 이어, 15일 만에 83개국에서 1위를 휩쓸며 넷플릭스 기업가치가 급상승한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넷플릭스의 주가는 ‘오징어 게임’ 흥행으로 인해 지난해 10월1일 종가 기준 613.15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가총액이 2713억 달러(약 321조 원)에 달했다.

이 밖에도 전 세계 톱10을 기록한 K-콘텐츠의 흥행 내역을 보면, ‘킹덤’ 시즌1·2와 ‘아신전’은 시리즈 공개 직후 15개국 이상에서 ‘오늘의 톱10’에 진입하면서 넷플릭스 영화 부문 전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스위트 홈’은 3위를, ‘승리호’는 80개국 이상에서 ‘오늘의 톱10’에 진입하면서 28일 만에 전 세계 2600만 유료 구독 가구가 시청했다.

이처럼 넷플릭스는 2020년 아시아 전역의 K-콘텐츠 시청이 2019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K-콘텐츠를 아태지역 가입자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는 반면, 넷플릭스가 콘텐츠 저작권 등을 독점하고 있어 국내 제작사가 만든 콘텐츠가 흥행을 하더라도 추가 인센티브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수 의원은 “넷플릭스는 한국에서의 매출원가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여 왔고, 지난해 기준 매출액의 약 82%를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하며 실제 매출을 줄였다”면서 “넷플릭스가 부당하게 국내소득을 해외로 이전하지 않았다면 납부해야 할 세금은 3년간 500억 원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 의원은 “해외 빅테크 기업의 국내 세금 회피 방지 방안을 마련해 국부 유출을 막도록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