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가습기살균제 과장 광고’ 애경·SK케미칼 검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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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유해 가능성 성분 함유 제품 부실 수거·장기간 판매 적발
공정위, 애경·SK케미칼에 시정명령·과징금 1억1000만원 부과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26 12:56:28

▲ 공정거래위원회가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는 성분이 함유된 가습기살균제를 안전하다고 속여 거짓·과장 광고하고 판매한 것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스카이데일리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습기살균제를 안전하다며 제조·판매한 애경산업과 SK케미칼 등의 업체들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24일 개최된 전원회의를 통해 애경산업(애경)·SK케미칼·SK디스커버리 등 3개 사가 CMIT·MIT 성분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하면서 객관적인 근거 없이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한 제품으로 거짓·과장해 광고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억1000만원(잠정)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공정위는 또한 애경 법인과 전직 대표이사 1명, SK케미칼 법인 및 전직 대표이사 2명을 각각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SK케미칼과 애경은 긴밀하게 상호 협의 하에 CMIT·MIT 성분을 함유한 이 사건 제품을 개발하고 각자의 상표를 제품명에 반영해 2002년 10월 솔잎향과 2005년 9월 라벤더향 제품을 각각 출시했다.

애경은 신제품이 ‘인체에 무해한 항균제 사용한 것이 특징’, ‘인체에 안전한 성분으로 온 가족의 건강을 돕는다’ 등의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이와 같은 내용이 그대로 인터넷신문 기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됐다.

애경과 SK케미칼은 2002년 10월부터 해당 제품을 애경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으나 2011년 8월 31일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라 판매를 중단하고 같은 해 9월4일부터 제품 수거를 진행했다.

하지만 애경의 제품 수거는 수거가 용이한 직거래처 위주로 진행되고 그나마 2011년과 2012년에 수거가 집중적으로 이뤄져 이후 전국의 소매점에 장기간 이 사건 제품이 판매 가능한 상태에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실제로 해당 제품은 2013년 4월2일 소비자에게 판매된 내역이 있고 2013년 2247개, 2014년 486개, 2015년 489개, 2016년 39개가 시중에 유통돼 애경이 수거한 사실이 있다. 또한 2017년 3월24일 소매점에 제품이 진열돼 수거된 바 있으며 2017년 10월31일에도 구매된 사실이 있다.

해당 제품의 인체 무해성·안전성이 객관적으로 실증된 자료가 없고 오히려 인체 위해 가능성이 있음에도 애경과 SK케미칼이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한 제품인 것처럼 광고한 행위는 객관적·합리적 근거 없이 사실과 다르게 광고한 것으로 거짓·과장성이 인정된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실제로 해당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의 폐질환 등 인체 피해가 발생해 환경부가 2012년 9월5일 CMIT·MIT 등 가습기살균제 성분을 유독물로 지정하는 한편 2015년 4월부터 폐 손상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에게 정부보조금을 지급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제품의 위해 가능성 또는 안전성 등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 어려워 사업자가 제시한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광고한 내용을 신뢰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광고를 접한 소비자들은 이 사건 제품을 인체에 안전한 제품으로 인식하거나 오인할 우려가 있으며 합리적인 구매 선택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