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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준 씨가 사건 당일 한자(漢字) ...'))
‘서해 피격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사건 당일 한자(漢字)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것과 관련해 국방부에 조사를 요청한 이씨 친형 이래진 씨는 “중국어 간체를 북한 군인들이 이해했는지 여부에 따라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26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힌 이래진 씨는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구명조끼에 적힌 한자(漢字)가 중국에서 사용하는 ‘간체자(簡體字)’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에 대한 팩트를 정확하게 짚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이씨가 북한군에 발견될 당시 입고 있던 조끼에 대해 이처럼 밝혔는데, 문 정부에서 ‘자진 월북’을 주장한 만큼 한국이나 북한에 존재하지 않은 간체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은 이 씨의 당시 상황을 진상규명하면 사건의 실체에 보다 정확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게 이래진 씨의 주장이다.
그는 “해당 팩트를 정확하게 짚으면 선박에 대한 선 명, 선 종, 톤수와 함께 선적항 및 표기된 구명정 글씨체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증거인멸 여부를 따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감사원 감사를 두고 ‘야당탄압’이라며 최근 감사원개정법 등을 당론 발의한 야권에 대해서도 “설령 동생이 월북했다고 하더라도, 진상규명을 철저하게 하고 문제를 바로 잡은 후에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하는 게 그들의 책무인데, 월북으로 규정 후 대통령기록물로 관련 자료를 묶어 모두 덮었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7월에 우상호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사건 관련 대통령기록물 공개에 협력할 것을 촉구했고, 같은 달 4일까지 기록물 공개를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하고 13일까지 국회 의결을 촉구하자, ‘필요하면 공개할 것’이라 해놓고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래진 씨는 “사건 이후 제기한 숱하게 많은 정보공개청구와 동생 사망 당시 6시간의 문 전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부처의 행적을 밝혀달라는 주장에 증거를 은폐하고 시간이 지나니 말을 바꾸고 ‘야당탄압’이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민주당의 ‘감사원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서도 “감사원법을 건드리면 범죄다”고 단언한 후 “저는 민주당을 고소할 것,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할 것이다. 자신들의 잘못으로, 감사원이 정상적으로 감사하고 죄를 파헤치니까 입법기관이라는 핑계로 이를 방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최근 감사 결과에서 구명조끼는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게 아니라 실종·표류했다고 볼 수 있는 핵심 근거라고 지적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의하면 이씨는 어업 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 신고됐을 당시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상태로 바다에 떨어졌고, 어업지도선에서 실종된 후 북한군에 발견되기 전 중국 어선에 먼저 올라갔다는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0년 9월21일 최초로 실종된, 당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었던 이 씨가 발견될 때까지 38시간 동안 북한 주장 서해 경비계선과 북방한계선(NLL) 사이 해역에서 군 당국에 의해 확인된 배는 ‘중국 어선’ 뿐이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문 정부가 2020년 이씨가 한자 구명조끼를 입은 사실 등을 확인하고도 ‘자진 월북 정황과 배치되는 증거’로 판단해 공개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또한, 감사원은 해경 관계자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보고 때 김홍희 해경청장(수감 중)이 “나는 안 본 걸로 할게”라는 발언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과정에 대해 감사원은 “해경은 국내에 유통되는 구명조끼 중 한자가 적힌 제품을 확인할 수 없었는데 이는 이씨가 이탈할 때부터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 국방부, 해경 등 9개 기관을 57일 동안 감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직무유기·감사원법 위반 등 혐의가 있는 20명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관련 기록을 삭제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22일 구속됐으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소환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래진 씨는 “한자로 표기된 구명조끼 존재의 은폐는 월북을 넘어 간첩으로 조작하려는 국정농단과 국민을 향한 엄포”라며 “정확한 진위 파악 객관적 표류 과정과 발견 정황을 위한 정보공개청구와 사실 확인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보고받았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누가 조작 보고하고 은폐를 했는지 분명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래진 씨는 감사원 발표와 관련해 해당 중국어선의 선명·선종·t수·선적항, 구명조끼에 적힌 한자의 내용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중국어선이 파악되면 유족 측은 중국으로 가 해당 어선의 선장이나 선원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3일 KBS 라디오프로 인터뷰에서 “한자의 구명복이나 붕대, 중국 어선. 문제는 제가 모든 관계 장관, NSC 상임위, NSC 회의에 참석했지만 이건 처음 듣는 얘기”라며 “(보고도) 전혀 없었다”고 단언했다. 이날 서 전 실장 측도 언론에 이 씨가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주장을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며 박 전 원장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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